스토킹 신고 뒤 흉기 구매…피해 여성 찾아다녀
다른 지역 떠난 A씨 대신 귀가 여고생 범행 대상
CCTV 없는 인도서 15분 추적 뒤 계획 살해
경찰 “묻지마 아닌 목적성 있는 일반 강력범죄”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당초 자신을 스토킹범으로 신고한 20대 여성을 살해하려다 실패하자 범행 대상을 바꿔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묻지마 범죄’가 아니라 특정 여성을 향한 분노와 계획성이 결합된 범죄로 봤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4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구속된 장윤기를 검찰에 송치하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윤기는 지난 3일 새벽 아르바이트 직장 동료였던 20대 여성 A씨의 주거지를 찾아가 협박성 행동을 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21분께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흉기 2점과 장갑 등을 구입한 뒤 A씨 주거지와 직장 주변을 반복적으로 배회했다.
당시 A씨는 장윤기의 접근을 목격하고 112에 스토킹 신고를 했다. 경찰은 현장 출동 후 신변 보호 조치를 했으며, 장윤기에게는 스토킹 범죄 경고 문자가 발송됐다. 다만 A씨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며 정식 사건 접수는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윤기가 신고 이후 휴대전화를 버리고 과거 사용하던 공기계를 다시 꺼내 사용한 점, 경찰 추적 관련 검색 기록을 남긴 점 등을 토대로 수사망을 피하려 한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장윤기의 위협을 피해 사건 당일 타지역으로 이동했고, 장윤기는 약 30시간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않은 채 A씨를 찾아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장윤기의 분노가 극대화된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결국 장윤기는 지난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혼자 귀가하던 고등학교 2학년 B양(16)을 발견한 뒤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조사 결과 장윤기는 범행 장소에서 약 1㎞ 떨어진 지점에서 B양을 처음 발견했고, 차량을 이동시키며 약 15분간 동선을 추적했다. 이후 CCTV가 없고 유동 인구가 드문 인도에서 미리 대기하다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또 범행 직후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 다른 고등학생 C군(17)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장윤기는 범행 후 차량을 버리고 흉기를 인근 배수로에 유기했으며, 혈흔이 묻은 옷을 세탁하고 미리 알고 있던 빈 원룸에 숨어 경찰 추적을 피해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초기 경찰은 피해자들과 피의자 사이 관계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상동기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프로파일러 분석과 동선 추적,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특정 여성을 살해하려던 계획 범죄의 연속선상에서 이뤄진 사건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대상과 장소를 선택했고 범행 전 준비행위와 범행 후 은폐행위까지 확인됐다”며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한 전형적인 이상동기 범죄로 보기는 어렵고 계획성과 목적성이 개입된 일반 강력범죄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A씨 관련 성폭력처벌법 위반 및 스토킹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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