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좌파 성향인 셰인바움
마약·불법이민 해결에 총력
中제품에 관세, 밀수품 단속
美의 대중 압박에 적극 공조
◆ 멕시코 韓기업 비상 ◆
반미·좌파 성향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사진)이 도널드 트럼프발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친미 행보에 나섰다.
멕시코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점을 감안해 이념보다 실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우선 미국으로의 불법이민과 마약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 문제에 대한 멕시코 대응이 미흡하면 첫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멕시코는 미국에 서류 미비 상태로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을 수용하기 위해 전국에 1만2000개 이상의 침상을 마련할 계획이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바하칼리포르니아주는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소 25개를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일에 맞춰 개소한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정부는 불법이민으로 추방 대상에 오른 주민들을 위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기도 했다. 이 앱은 미국 당국에 의해 구금될 상황에 놓였을 경우 가까운 외교공관에 정보를 전송하도록 설계됐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에서 대규모 추방이 진행될 경우 우리는 모든 영사 조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멕시코 당국은 불법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이달 3일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가려던 불법이민자 5200여 명을 체포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마약 유입도 차단한다.
이미 이달 4일 북부 시날로아주의 마약 본거지를 급습했다. 멕시코 당국은 합성 오피오이드(아편유사제) '펜타닐' 1100㎏을 압수했다. 20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인데,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역대 최대 규모의 펜타닐 단속 성과였다.
그런가 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조인 '대중(對中) 압박'에 공조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국을 겨냥해 관세를 부과하고 불법행위 단속에도 나서면서 미국과 '한편'이라는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의도다.
멕시코 정부는 이달 19일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의류 완제품 138종에 대해 수입 관세 35% 부과 방침을 공표했다. 원단 17종에 대해서도 관세 15%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관세 부과의 타깃은 중국 기업들이라는 것이 현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은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시티 내 밀수품 상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것에도 주목했다. 사실 밀수품 상가에서 거래되는 상품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현지 매체 엘에코노미스타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멕시코에 대한 미국의 관세장벽 위협에 '몸을 낮추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