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트럼프, 골프 치느라 미군 유해인도식 불참

민주당 의원들 격한 비난과 조롱 빗발
“영웅 4명 전사했는데 골프나 치다니 한심”
“로마가 불타는데 바이올린이나 켜고 있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상호 관세 발표 뒤 주식 시장이 붕괴하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 속에서 4일(현지시각)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느라 리투아니아에서 숨진 미군 4명의 유해 인도식에 불참했다고 폴리티코(POLITICO) 등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슨 크로 민주당 하원의원은 X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있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트럼프는 골프 중”이라는 비꼬는 글과 함께 골프장 그린 위에 있는 트럼프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했다. 그는 전날, 마이애미 트럼프 도랄 골프장에서 열린 사우디 자금 지원을 받는 LIV 골프 대회 만찬에도 참석했다.

트럼프는 LIV 골프 투어와 미 프로골프협회(PGA) 분쟁을 중재하고 있다. 트럼프 브랜드의 골프장 여러 곳이 LIV 대회를 개최해왔다.

태미 덕워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주식시장을 붕괴시키고, 미국 중산층에게 거의 모든 것을 더 비싸게 만든 긴 한 주를 보냈으니 당연히 하루 쉴 자격이 있다”면서 “적어도 휴식은 잘 취하고 있는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트럼프의 골프 일정은 언급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미국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이어 “폴리티코의 TDS 환자들”이라고 폴리티코를 비판했다. ‘TDS’는 ‘트럼프 착란증(Trump Derangement Syndrome)의 줄임말로, 트럼프 지지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트럼프는 이날 리투아니아에서 훈련 중 사망한 미군 4명의 유해 인도식에 불참하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대신 참석하게 했다.

육군 예비역 팻 라이언 민주당 하원의원은 “징병을 기피한 겁쟁이가 우리의 총사령관이라니 정말 수치스럽다. 미국 영웅 4명이 전사했는데, 트럼프는 지금 사우디와 골프나 치고 있다? 한심하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대런 소토 민주당 하원의원도 “전사자 추도식, 대규모 해고, 증시 붕괴가 오늘 모두 벌어지고 있는데, 대통령은 사우디 골프 대회에 참석 중”이라며, “로마가 불타는데 그는 바이올린이나 켜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