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증시 불안이 정점을 지난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율을 놓고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관세 우려가 잦아든 가운데, 이번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발표가 예정돼 있다.
13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50~2550을 제시했다. 11일 종가(2432.72)와 비교하면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을 조금 더 열어 놓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관련 불안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관세 10%만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에 각각 145%와 84%의 관세를 물리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각료회의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세 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상호관세 유예로 트럼프 대통령이 자산시장의 경착륙과 같은 극단적 사태를 원하지 않는 것이 확인됐다”며 “향후 여진 가능성이 있지만, 지수 하단을 타진해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그리고 미국과 각 국가들의 관세 협상에 대한 주요 발언과 결과에 따른 상·하방의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변수가 적지 않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도 여전한 걸림돌”이라며 “방위비, 무역수지, 알래스카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등과 관련된 양자협상에 따른 (섹터별) 희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있는 내수 소비 관련 업종이 다음주엔 유망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음주 중엔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발표할 예정이고, 조기 대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공약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강진혁 연구원은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 보면 필수 소비재, 화장품·의류 등 내수 소비재 업종이 반등(턴어라운드) 국면에 위치해 있다”며 “정책 기대에 따른 소비 성향의 확대에 마진 개선 기대감 등이 더해져, 대외 불확실성 아래에서 피난처로서 내수소비재의 여력을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추경 편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 태도가 더해진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완화되고 투자자의 심리 또한 개선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