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난타전이 '호재' 됐다…폭락장서 '대반전' 쓴 회사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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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13 06:50 수정2025.04.13 06:50

관세전쟁에 오히려 대박?…폭락장서 '29%' 뛴 회사의 비밀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 증시가 폭락할 당시 농산물 관련 주식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관세 전쟁이 격화하자 중국 현지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사이 쌀과 콩 등 곡물 판매 기업인 스웨다오뎬이 15.40% 뛰었다. 농산물 생산 및 판매 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민푸궈지(13.22%)와 사료 제조 및 닭고기 가공 업체인 다청스핀(11.86%)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이 기간 항셍지수(0.89%) 상승률을 웃도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들 주식은 지난 7일 항셍지수가 13.22% 급락하던 패닉장에서 가파르게 뛰었다. 당시 스웨다오뎬(28.78%)·민푸궈지(15.24%)·다청스핀(4.76%) 등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를 기록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이달 12일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84%에서 125%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중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84%에서 125%로 올린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중 관세 난타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앞서 지난 4일 중국이 발표했던 34%의 추가 관세에서 세율이 껑충 뛴 것이다. 관세율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농산물의 관세 부담이 커졌다. 대두와 옥수수,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에 고율 관세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지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최대 수입국으로 꼽힌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총 39조원어치 수입했다. 미국 전체 농산물 수출의 약 14%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대두는 중국이 세계 최대 수입국으로 미국 대두 생산량은 3분의 1을 사들이고 있다. 대두는 돼지고기 소비가 많은 중국에서 식용유와 가축사료로, 옥수수 역시 사료 등을 만드는데 쓰인다. 중국 수요가 꾸준해 미국산 농산물이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현지 기업들이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중국이 곡물 기본 자급률 목표치를 95%로 세운 점도 업황에 긍정적이다. 중국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곡물 유통, 종자·비료 공급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량 안보 수위를 높이고 있다. 2020년 기준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82.6% 수준이다. 중국 차이롄서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농산물 수입이 줄면서 국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관세와 반대되는 업종으로 위험을 헷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사료와 종자 관련 기업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글로벌 관세 마찰의 여진이 이어지면서 국제 곡물가에 대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상하이증권은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사료 산업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며 "관세 영향으로 국내 농산물 대체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궈신증권 역시 "중국 사료업체 하이다그룹 등 대두와 옥수수 순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토지를 갖춘 농산물 상장사들이 곡물가 상승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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