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수부터 티켓 판매액까지…숨김 없이 오픈하는 브로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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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뮤지컬 ‘알라딘’의 한 장면(사진=Evan Zimmerman, Disney)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공연별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이 베일에 싸인 채 반쪽짜리 정보 공개만 이뤄지고 있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KOPIS·코피스)이 개선이 더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브로드웨이 리그가 운영하고 있는 IBDB(Internet Broadway Database)를 이상적인 벤치마킹 모델로 꼽았다.

브로드웨이 리그는 KOPIS와 달리 IBDB 홈페이지를 통해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주요 뮤지컬, 연극의 주간 관객 수와 티켓 판매액 등을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29일 IBDB 최신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뉴 암스테르담 극장에서 공연 중인 ‘알라딘’에는 지난 한 주 동안 1만 3170명의 관객이 찾았으며 티켓 판매액은 123만 3841달러(한화 약 17억 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비비안 버몬트 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맥닐’은 7665명의 관객을 끌어모으고 134만 7139 달러(한화 약 18억 원)의 티켓 판매액을 달성했다.

IBDB에는 현재 상영 중인 작품은 물론 공연이 끝난 작품의 누적 데이터까지 확인할 수 있어 한층 폭넓고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브로드웨이 업계에선 IBDB 제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 수립이 주간 단위로 세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윤하 CJ ENM 글로벌사업 PD는 “브로드웨이에서도 IBDB 구축 당시 일부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개인을 포함한 신규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유입되는 규모가 큰 시장인 만큼 공연별 실적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며 “한국 역시 시장이 산업화 된 만큼 데이터 공개 추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의 흥행 성공을 기점으로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다. 2000년 15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시장은 지난해 4591억 원으로 30배 넘게 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연극 분야도 유명 인기 배우들의 유입이 잇따르며 산업화에 속도가 붙었다.

이 같은 흐름 속 전문가들은 KOPIS의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가 업계 연구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최승연 뮤지컬 평론가는 “상징적인 공연인 ‘오페라의 유령’만 해도 총매출액과 순수익 규모가 얘기하는 주체마다 천차만별이라 현재로선 연구가 부실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 “뮤지컬 역사 정립과 공연별 아카이빙을 위해서도 KOPIS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KOPIS 공연별 실적 데이터 공개가 뮤지컬·연극 분야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의 시선도 존재한다.

손정우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실적 데이터와 별점 수치 등을 기반으로 한 차트 운영을 통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계속해서 제공한다면 공연계 전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KOPIS가 확실한 대표성을 지닌 전산망이자 차트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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