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옷은 못사도 애 옷은 사야죠" 백화점서 30대 주부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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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28 20:00 수정2025.03.28 20:00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렸던 신학기 가방 시즌

스타필드 하남에서 열렸던 신학기 가방 시즌

"제가 입을 골프 옷은 못 사도, 아이 옷이나 책가방에는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죠"

올 들어 패션업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키즈 브랜드들은 3월 들어 매출을 급격히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기 시즌을 맞아 책가방과 봄 옷 등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절대 매출 뿐 아니라 전년 대비로도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불황이어도 아이에겐 돈을 안 아낀다'는 공식이 또 맞아 떨어졌다. 골프 의류 매출이 많게는 반토막 나는 등 최악의 3월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28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백화점에 입점한 MLB키즈는 3월 첫째주(3월 2~8일) 카드 결제 추정액이 전년 대비 94.5% 오른 6억7093만원으로 집계됐다. 그 다음주에도 전년 대비 34.0% 오른 3억41117만원의 카드 결제액을 기록했다.

스타필드 하남의 키즈 매장

스타필드 하남의 키즈 매장

다른 키즈 브랜드들도 3월 매출이 선방했다. 노스페이스. 휠라. 캉골 키즈 등 대표적인 키즈 브랜드는 모두 3월 매출이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잠정 추정되고 있다. 같은 기간 대부분 패션 브랜드들이 매출 감소를 기록하고 특히 골프 브랜드들은 매출이 반토막난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3월 들어 키즈 브랜드 강세를 보이는 건 신학기 시즌을 맞아 단가가 높은 '책가방'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키즈 책가방'은 최근 몇년 새 빠르게 프리미엄화하면서 20만원대가 일반적이다.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들은 28~29만원을 줘야 구매 가능하다. 가방은 시즌 제품이라 할인도 받기 어렵다. 3월 매출이 상승한 키즈 브랜드들의 공통점도 신학기 가방 라인업을 강화했단 점이다.

경기가 어려워도 자녀에 대한 소비는 잘 줄이지 않는 소비 행태도 한 몫 했다. 한자녀가 일반화하면서 2~3명에게 들어갈 육아 비용을 1명에게 투자하는 부모들이 많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텐포켓(Ten pocket)' 또는 '골드 키즈'라고 부른다. 1명의 자녀에게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고모 등 총 10개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와 들어간다는 뜻이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수입 명품 아동 브랜드 매출액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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