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국내 수입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환율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환율이 오름세를 보임에 따라 수입 물가는 수입 소비재 가격 외에도 국내 생산에 사용되는 수입재 조달 비율을 높여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 컨테이너 쌓여 있다. (사진= 연합뉴스) |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2.4% 올랐다. 지난 8~9월 내림세를 이어가다 10월 반등한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0%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11월 배럴당 72.61달러에서 12월에는 73.23달러로 0.9%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평균 1393.38원에서 12월 1434.42원으로 2.9%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0% 오른 수치다.
광산품을 중심으로 원재료 가격이 전월보다 3.0% 올랐다. 중간재 역시 화학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며 전월대비 2.2% 상승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도 각각 전월대비 2.1% 올랐다. 지난해 수입물가의 경우 전년 대비 2.6% 상승했다.
12월 수출물가도 전월비 2.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7% 늘었다.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 컸다. 화학제품, 석탄및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등 공산품 가격이 2.4% 상승했고, 농림수산품 가격도 2.7% 올랐다. 지난해 수출 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6.2% 올랐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계약통화 기준 물가를 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2% 하락했고, 수출물가는 0.3% 줄었다.
수출 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8% 상승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6% 올랐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올해 1월 들어서도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 평균 대비 오른 상태고, 국제 유가도 다소 오르는 모습이어서 상승 요인이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팀장은 “향후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수입 물가는 수입 소비재 가격 외에도 국내 생산에 사용되는 수입재의 조달 비율을 높여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을 할 수 있다”면서 “다만 기업의 경영 여건이라든지 가격 정책에 따라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 시기나 폭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