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부산서 베토벤 '합창' 들려준 정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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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부산서 베토벤 '합창' 들려준 정명훈

부산에서 태어난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사진)이 부산콘서트홀의 개관 1주년 기념 무대에 올랐다. 부산콘서트홀 예술감독 정명훈은 지난 2일 자신이 직접 단원을 구성한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와 함께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들려줬다. 1년 전 부산콘서트홀 개관 공연을 장식했던 그 곡이다. 정명훈은 1953년 피란지 부산에서 7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이날 등장에서부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받은 정명훈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된 무대에서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설득력 있게 펼쳐 보였다. 베토벤의 ‘합창’은 순수 기악음악으로 채워지던 교향곡에 인간의 목소리를 더한 혁명적 작품이다. 청력을 완전히 잃은 베토벤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성악가와 합창단의 입을 빌려 기쁨과 연대를 노래한 4악장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마에스트로의 노련함이 돋보인 부분은 2악장이었다. 정명훈의 담백한 손끝을 따라 단호한 울림을 터뜨리는 팀파니와의 호흡이 압권이었다. ‘합창’의 백미인 4악장에선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있었다. 바리톤 박주성의 외침을 시작으로 소프라노 이혜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김정훈, 그리고 부산시립합창단·울산시립합창단까지 90여 명이 내뿜는 경건하면서도 희망찬 에너지가 객석을 압도했다. 정명훈은 지휘봉을 쥐지 않은 왼손으로 작은 불꽃을 그려내며 ‘그대의 길을 즐겁게 달리라’는 베토벤의 메시지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정명훈은 8일 부산콘서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에서 피아니스트로 직접 무대에 올라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 3번 등을 연주한다.

부산=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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