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과 수어로 대화하던 소녀 지아 역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더릭 카운티 보안관실은 하틀이 이날 새벽 아이잼스빌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하틀은 메릴랜드주 아이잼스빌에서 19세 남성이 몰던 1995년식 혼다 어코드에 동승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차량에는 또 다른 동승자 1명도 함께 타고 있었다. 차량은 이날 오전 3시 이전 도로를 벗어나 배수로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경찰은 과속이 사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하틀은 사고 직후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부상을 입었으며, 다른 동승자는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동료 배우들 추모 물결
하틀은 미국 수어(ASL)를 사용하는 농인 가족 출신 배우다. 그는 2021년 개봉한 영화 ‘고질라 VS. 콩’에서 거대 유인원 콩과 수어로 소통하는 고아 소녀 지아 역을 맡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후속작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도 출연하며 세계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특히 하틀은 할리우드에서 드물게 청각장애 배우로 활동하며 장애인과 농인 커뮤니티의 대표적인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아 왔다.갑작스러운 비보에 동료 배우들의 추모도 이어졌다.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은 “이 소식을 듣고 너무나 큰 슬픔에 빠졌다. 몹시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농인 배우 말리 매트린은 “그녀의 아름다움과 재능이 영원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애도했다. 영화 ‘코다’의 주연 배우 트로이 코처 역시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라며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 아버지의 용서, 이어진 전 세계 추모
하틀의 부친 조슈아 하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그는 “우리가 함께한 18년에 매우 감사하며, 그 시간이 더 길었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사고 당시 차량을 운전한 19세 운전을 향해 “당신을 용서했다. 이 사건이 당신의 남은 인생을 망치게 두지 말라”고 덧붙였다.
하틀이 재학한 텍사스 청각장애인학교도 “이 커다란 상실을 함께 애도하는 동안 케일리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마음속에 간직해 달라”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하틀의 소식은 영화계뿐 아니라 농인 사회에도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많은 팬들은 영화 속에서 보여준 지아의 따뜻한 모습과 수어 연기를 추억하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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