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이 황제국 선포하던 날…하늘 향해 제사 지냈다 [서울지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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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圜丘), 왕권과 신권 대립의 중심에 서다

소공동 남별궁의 청나라 사신들(1884년).

소공동 남별궁의 청나라 사신들(1884년). 고종은 중국과의 종속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청나라 사신들의 숙소로 쓰였던 소공동 남별궁에 하늘에 제사지내는 환구단을 지었다. [미국 보스턴미술관(퍼시벌 로웰 컬렉션)]

“경운궁(덕수궁)에서 시작하여 환구단까지 길 갓 좌우로 각 대대 군사들이 정제하게 섰으며 순검들도 몇백명이 틈틈이 정제히 벌려 서서 황국의 위엄을 나타내며 좌우로 휘장을 쳐 잡인왕래를 금하고 조선 옛적에 쓰던 의장등물을 고쳐 누른빛으로 새로 만들어 호위하게 하였으며 시위대 군사들이 어가를 호위하고 지내는데 위엄이 장하고 총끝에 꽂힌 창들이 석양에 빛나더라. … 세계에 조선 대황제 폐하보다 더 높은 임금이 없고 조선 신민보다 더 높은 신민이 세계에 없으니…”

<독립신문> 1897년(광무 1) 양력 10월 14일 기사다. 고종(재위 1863~1907)은 청일전쟁(1895)으로 청나라, 을미사변(1895)과 아관파천(1896)으로 일본의 위세가 꺾이자 이를 틈타 중국의 종속에서 벗어나 완전한 자주독립을 이루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대등한 주권 국가로서 인정받으려는 의지를 담아 황제국 선포를 단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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