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음이 안 나와 노래방에 가기 싫어요.”
포근한맘요양병원 하태국 원장은 학창 시절 음악 실기시험에서 항상 최저 점수를 받았다. 고음이 잘 안 올라가 노래 부르는 자리에선 늘 주눅이 들었다. 이는 본보 기자도 마찬가지다. ‘고음 불가’ 두 중년남성이 음치 탈출을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로 ‘꽃중년 남성의 목소리 고음 프로젝트’다.
도움을 얻기 위해 목소리 해결사인 오재국 보아스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을 만났다. 오 원장은 유명 가수들의 목소리 주치의로 잘 알려져 있다. 오 원장은 ‘50대도 고음이 좋아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의 대답은 대부분 ‘그렇다’이다. 오 원장은 “물론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목소리의 노화를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다”면서도 “성대 근육의 효율을 높이고 잘못된 발성 습관을 고치면 목소리 울림을 최적화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나이 들면 성대 근육도 약해져흔히 고음을 내려면 호흡을 강하게 밀어붙여 힘으로 높게 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고음이 부드럽게 나오려면 성대 주변 근육들이 정밀하게 움직여야 한다. 고음이 날 때 성대는 팽팽하게 당겨지면서 길고 얇아져야 하고, 동시에 성대 본체는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떨려야 한다. 여기에 숨을 밀어내는 압력과 목 안의 울림 공간, 그리고 목 주변의 안정감까지 삼박자가 균형을 이뤄야 비로소 편안한 고음이 완성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다른 근육처럼 성대 근육도 힘이 빠지고 부피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성대 근육이 약해지면 성대가 빈틈없이 딱 맞물리지 못해 음정을 조절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면 우리 몸은 부족한 힘을 메우기 위해 턱이나 목 주변 근육을 무리하게 끌어 쓰게 된다. 흔히 노래할 때 ‘목에 힘이 과하게 들어간다’고 느끼는 현상이 바로 이 때문이다.

검사 결과는 흥미로웠다. 두 사람 모두 ‘고음 불가’라는 똑같은 증상을 호소했지만, 그 원인은 완전히 달랐다. 획일적인 고음 훈련이 효과를 보기 어렵고, 원인에 맞는 맞춤형 처방이 필요한 이유다.
하 원장은 낼 수 있는 음역 자체는 충분히 넓지만 높은 음에서 안정성이 뚝 떨어지는 유형이었다. 검사 결과 약해진 성대 속 근육을 대신해 목 주변 근육에 과도하게 힘을 주고 숨을 거칠게 밀어내는 버릇이 확인됐다. 이런 사례는 음을 더 높이 올리는 훈련이 아니라 목의 힘을 빼고 성대 속 근육들이 제 역할을 하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본보 기자는 근본적으로 낼 수 있는 음역 자체가 좁아 고음역으로 진입조차 못 하는 상태였다. 소리를 낼 때 목 안(인두) 공간을 너무 좁게 쓰는 버릇이 있었던 것이다. 성대가 길게 늘어나며 팽팽해질 틈도 없이, 고음으로 넘어가기 전 목구멍과 소리 통로가 먼저 꽉 막혀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런 유형은 소리가 지나가는 목 안의 울림 공간을 넓혀주는 음역 확장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
● “성대가 촉촉해야 고음 발성 유리”오 원장은 본보 기자에게 평소에 목소리를 넓게 쓸 것을 권했다. 목구멍을 열어줘야 하는데 구조상 소리를 납작하게 내고 있어 고음을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특정 고음(2옥타브 레, 미) 부근에서 막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 원장은 “납작한 소리를 넓히기 위해 평소 한숨을 쉴 때 나는 ‘하아~’ 소리를 늘 염두에 두고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하 원장에게는 ‘음~아’ 소리를 내며 콧노래를 부르는 허밍 훈련 처방이 내려졌다. 높은음들을 먼저 허밍으로 편안하게 잡은 뒤 이를 실제 소리로 바꾸는 연습을 통해 평소 나지 않던 고음을 부드럽게 낼 수 있도록 숙제를 준 것이다.
평소 고음 관리를 위해서는 성대 주변을 항상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음을 낼 때 성대는 초당 440번 이상 진동하기 때문에 마찰열이 생기기 쉽다. 일상에서 배추나 오이처럼 수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성대에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 원장은 “고음은 타고난 신체 구조와 발성 습관, 후천적 노력의 합작품”이라며 “타고난 조건이 출발점을 결정할 수는 있어도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는 자신의 발성 패턴을 얼마나 정확하게 교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음은 젊은 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확한 의학적 진단과 과학적인 훈련이 뒷받침된다면 성대도 평생 단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12 hours ago
5
![[IT신상공개] “컬·스트레이트 하나로” 다이슨, ‘에어랩 코안다2x’ 업그레이드 버전 한국 첫 공개](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17/134132310.1.jpg)

![‘도박 중독’ 치료에 위고비?…비만 주사가 뇌를 바꾸는 원리[입담처방]](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17/134129347.1.jpg)

![비타민 C 높을수록 뇌 건강 양호…“보충제 권할 단계는 아냐”[노화설계]](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17/134128481.3.jpg)

![[주간스타트업동향] 리벨리온, 전 주사우디 대사대리 문병준 MENA 전략 고문 영입 外](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6/17/134128550.1.jpg)

![[헬스캡슐]은행잎 추출물, ‘베타아밀로이드 응집 억제’ 효과 확인 外](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5/26/133978263.3.jpg)




!['꽃청춘' 3인방, 무계획 제주의 높은 벽..결국 티켓 구하기 실패[별별TV]](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2421091553722_1.jpg)
![[오피셜] ‘불꽃슈터’ 전성현, KT서 ‘퍼펙트 10’ 파트너 문성곤과 재회…서민수도 3년 계약](https://pimg.mk.co.kr/news/cms/202605/28/news-p.v1.20260528.c55346b19e8f45bfb362482843760fb3_R.pn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