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해당 안돼 근로법 적용 못해”
MBC “재발 방지대책 마련, 문화 개선”
조사 결과 선배 기상캐스터는 오 씨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자 공개적인 장소에서 “네가 OOO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어?”라고 비난했다. 고용부는 “단순히 지도 조언의 차원을 넘어 사회 통념에 비춰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행위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용부는 기상캐스터 특성상 행정, 당직 등 다른 업무를 하지 않고 정해진 출퇴근 시간 및 휴가 절차 등이 없다는 점을 들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고 근로기준법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고용부는 특별근로감독 중 MBC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5.6%가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 피해 사실을 직접 경험하거나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조사에 따르면 MBC 내 한 팀장급 직원이 공개적으로 폭언, 욕설을 했지만 직원들이 알면서 쉬쉬했다. 동료와 러브샷을 요구하거나 옷차림 및 외모를 지적한 뒤 비꼬는 말투로 신고하지 말라고도 했다. 입사 때 계약직이었다는 이유로 정규직인데도 신입사원보다 못한 처우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MBC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조직 문화 개선과 노동관계법 준수를 최우선 과제로 올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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