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찍은 국내 타이어 3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가 올 들어 자동차 관세에 이어 원자재값과 해상운임 폭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다. 진원지는 미국·이란 전쟁이다. 전쟁발(發) 유가 급등으로 원유를 추출해 얻는 합성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해상운임 역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15%)는 올해 내내 적용된다. 타이어 3사는 가격이 비싼 고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을 늘리는 한편 원자재 공급처를 다변화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합성고무 원료 부타디엔 67% 폭등
21일 중국원자재데이터업체 선서스에 따르면 타이어 핵심 원재료인 부타디엔은 지난 20일 t당 1만5466위안에 거래됐다. 석 달 전(1월 20일·9273위안)과 비교해 66.8% 급등했다. 부타디엔은 타이어에 쓰이는 합성고무 스티렌부타디엔고무(SBR) 제조 원가의 75%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미국·이란 전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21일 t당 1만5200위안으로 치솟은 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카본블랙과 천연고무 가격도 오르고 있다. 카본블랙 가격은 20일 기준 t당 8460위안으로 1월 20일 대비 17.5% 올랐다. 천연고무도 t당 1만6566위안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7.1%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때문이다. 부타디엔은 원유에서 뽑아내는 에틸렌 생산 공정의 부산물이다. 원유 공급이 어려워지자 LG화학 등 주요 에틸렌 생산 업체가 공급을 줄였고, 부타디엔 역시 가격이 올랐다. 카본블랙도 국제 유가와 가격이 연동된다. 여기에 동남아시아 주산지의 이상기후로 인한 천연고무 생산 차질까지 겹쳐 수급 불균형이 심화했다.
총원자재 구입비의 65% 안팎을 세 품목에 지출하는 타이어 3사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이 타이어 가격 인상으로 연동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해상운임 폭등도 직격
폭등하는 해상운임도 원가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17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886.54로 미국·이란 전쟁 직전인 2월 27일(1333.11)과 비교해 41.5% 급등했다. 타이어는 부피가 커 컨테이너선으로만 운반이 가능해 운임 상승의 직격탄을 맞는다. 관세 부담도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5월 발효된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15%가 올해는 전면 적용된다. 지난해 5~12월 8개월 동안 3사가 낸 관세 비용은 금호타이어 930억원,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500억원 정도다. 올해는 타이어 3사의 관세 부담액이 작년 수준을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타이어업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판매가격 인상, 조달 다변화 등에 나섰다. 올 2월 타이어 가격을 2~3% 올린 한국타이어는 원가 절감을 위해 원재료 조달처를 분산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원재료 장기 구매 계약과 공급처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원재료 이외에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 회사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차·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도 더 늘릴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지역·제품별 판매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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