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달리 한국선 '고독사보험' 유명무실
고독사 연간 4000명 달하는데
지자체 예산으로 땜질처방만
일본은 지자체·보험사 연계해
장례·집 수리비 등 비용 분담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홀로 죽음을 맞이하는 시니어 '고독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고 사회적 비용을 분담할 민간 보험 상품은 국내에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다 20년 일찍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일본의 보험사들이 세입자의 고독사로 인한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을 개발해 적극 운영 중인 것과 대비된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살이나 병사 등으로 홀로 임종을 맞는 국내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1년 3378명에서 2024년 3924명으로 늘었다. 2024년 기준 연령대별로는 60대가 1271명(32.4%), 50대가 1197명(30.5%)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 가족·지인에 의한 최초 발견(신고) 비중은 지난 5년간 감소세인 반면, 집주인(임대인)이나 보건복지서비스 종사자에 의한 발견 사례가 지난 5년간 50%가량 늘었다.
문제는 고독사 발생 후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이다. 고독사 발생 시 부검, 장례, 유품 정리 및 주거 복구 등 사후 처리에 드는 비용은 건당 최소 1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이 비용은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 등 지방자치단체 예산, 즉 세금으로 충당되는 구조다. 고독사 증가가 지자체의 재정 부담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고독사 대비를 위한 사회적 고립을 막을 보험 상품·서비스는 전무한 실정이다. 치매·간병 등 다른 고령화 리스크를 보험사가 예방 및 간병 연계 서비스로 메우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후 처리 비용을 보장해주는 고독사 보험은 인보험 형태가 아니라 손해보험의 영역이다.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 고독사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은 사실상 없다. 앞서 DB손해보험이 2017년 독거노인 임차인의 사망 시 유품 정리 비용 등을 보장하는 '임대주택 관리비용 보험'을 개발해 배타적사용권까지 획득했으나 현재 가입 실적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다.
시장 활성화 실패 원인으로는 공급자와 수요자 간 미스매치가 꼽힌다. 고독사 위험이 큰 시니어 취약계층은 보험료를 부담할 여력이 없어 보험에 가입할 유인이 떨어진다. 또 다른 잠재 수요자인 임대인들은 본인 소유 집에서 고독사 발생 사실이 알려져 집값이 하락하거나 다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상품 가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고령화가 진전되던 1970년대부터 고독사란 용어를 사용한 일본의 보험사들은 세입자 고독사로 인한 임대인의 손실을 보상하는 보험을 개발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고독사 보험 지급 실적은 2015년 4월부터 10개월간 440여 건에서 2024년 4월부터 1년간 2200여 건으로 5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누적 지급 실적도 1만2000여 건에 달한다. 일본의 고독사 보험은 계약자에 따라 '집주인형'과 '세입자형'으로 나뉘며, 비용은 연간 1만엔(약 9만5000원) 수준이다.
최근에는 일본 지자체와 건설업계, 보험사가 연계해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있다. 나고야시는 혼자 사는 시니어가 빌리기 쉬운 민간 주택을 확대하기 위해 임대인이 가입 가능한 고독사 보험의 보험료를 부담해준다. 스미토모생명그룹의 아이아루 소액단기보험사는 주택설비기기를 판매하는 도어컴과 연계해 고독사 보험 상품·서비스를 판매한다.
RMI보험경영연구소는 "고독사 보험이 손보업계 주력 상품으로 떠오르는 일본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 보험업계 안팎에서도 고독사 문제를 지자체와 민간을 연계한 '시민안심보험' 모델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자체가 예산을 들여 고독사 위험군을 위한 단체보험에 가입하고, 보험사는 고령자 안부 확인 등 예방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적 고립을 막는 구조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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