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엔 '쓸돈' 없다는 교육감 후보들

3 weeks ago 10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도 교육감 후보들이 일제히 반발했다. 정부는 넘쳐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무상교육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입장이지만, 교육감 후보들은 “정부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줄이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또다시 현금성 선거 공약을 쏟아내 방만한 교육 재정 운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게 불어난 교육교부금

고교 무상교육엔 '쓸돈' 없다는 교육감 후보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27년 말 일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은 입학금, 수업료, 교과서비, 학교운영비 등을 전액 면제하는 제도로 2021년 전면 시행됐다. 전체 예산이 약 2조원에 달한다. 이 중 법률상 47.5% 이하를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시·도 교육청 등이 담당한다. 올해는 30%(약 6000억원) 이하를 중앙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정부는 넉넉한 교육교부금을 운용하는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고교 무상교육 국비 지원을 끊기로 했다.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로 구성되는 교육교부금은 최근 10년 사이 39조4000억원에서 70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학생은 감소해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은 623만원에서 1371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60년에는 학생 1인당 교육교부금이 4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홍근 예산처 장관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학령인구가 많이 감소한 데다 교육 재정은 상대적으로 지방·중앙 재정에 비해 형편이 나은 편”이라며 교육교부금 구조조정을 시사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교육감 후보와 교육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근식 서울교육감 예비후보는 “고교 무상교육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정부 지원이 끊기면 서울 교육 재정에 연간 약 1760억~1850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일몰 계획을 재고해달라”고 말했다. 신경호 강원교육감 예비후보도 “교육 재정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소외지역의 미래가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감협의회와 시·도 교육청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금살포식 공약 쏟아내

정부에 교육 재정 악화 우려를 호소하는 교육감 후보들은 넘치는 교육교부금을 바탕으로 하는 현금 살포성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고 있다. 재선에 도전한 정근식 후보는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와 ‘초·중·고교 교통비 전액 지원’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날 경기교육감 선거의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된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1 학생을 대상으로 100만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고교 졸업 시 돌려주는 ‘경기도 청소년 씨앗 교육펀드’를 공약으로 제안했다. 이 사업은 연간 약 13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성근 충북교육감 예비후보는 모든 초·중·고교생에게 30만원씩 입학준비금을 준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추산한 관련 예산만 100억원이 넘는다. 정상신 대전교육감 예비후보는 사업비 약 13억원을 들여 고교 신입생에게 10만원 상당의 ‘주식 교육통장’을 지급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 후보는 연 50만원의 교육 바우처, 이용기 경북교육감 후보는 고3 대상 100만원 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

김익환/이미경 기자 lovepen@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