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에 불법대출 17년간 숨겼다”…HDC, 과징금 171억·檢고발

2 hours ago 2

공정위, HDC ‘부당지원행위’ 제재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 자금 제공
수백억원 대여에 年 이자율은 0.3% 불과
정몽규 관여 확인 안돼, 법인만 고발 조치

  • 등록 2026-04-08 오후 12:00:06

    수정 2026-04-08 오후 12:00:06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기업집단 에이치디씨(HDC)가 임대차 거래를 가장해 계열사인 HDC아이파크몰에 수백억 원대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사실상 ‘무상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HDC가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자금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 3300만원(잠정)을 부과하고, HDC 법인을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의사결정 과정에 정몽규 회장의 개인 관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 총수에 대한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조사 결과 HDC는 2006년 3월 아이파크몰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약 360억원 규모의 임대보증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해당 매장을 다시 아이파크몰이 운영하도록 하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함께 체결했다. 이후 2011년부터는 보증금 규모를 333억원 수준으로 조정했지만, 이 같은 거래 구조는 2020년까지 유지됐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관리비와 위임료를 동일하게 설정해 서로 상계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겉으로는 거래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자금은 오가지 않는 구조로, 공정위는 이를 임대차와 위임계약을 결합해 자금대여를 은폐한 ‘패키지 거래’로 판단했다.

실제 아이파크몰이 HDC에 지급한 사용 수익은 연평균 약 1억 500만원 수준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0.3%에 불과했다. 공정위는 이를 사실상 저금리 자금대여, 나아가 ‘무상지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봤다.

이 같은 구조는 2018년 국세청이 해당 거래를 우회적 자금대여로 판단해 과세하면서 드러났고, 이후 HDC는 2020년 7월 계약을 자금대여 약정 형태로 거래 외형만 전환했다. 다만 이후에도 대여금리는 양사 평균 차입 금리를 반영해 산정되면서 시장금리보다 낮은 수준이 유지됐다.

이를테면 HDC와 아이파크몰 각각의 가중평균 차입금리를 평균 내 대여금리를 산정했는데, 신용등급이 높은 HDC의 가중평균 차입금리가 반영돼 아이파크몰이 시장에서 조달가능했던 금리보다 낮게 대여금리가 산정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 이후인) 2020년 7월부터 2~3% 수준의 저금리로 자금을 대여했다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이자율을 9% 인상하면서 2023년 7월 위반행위가 종료된 것”이라고 했다.

아이파크몰은 이 자금을 17년 이상 활용하며 총 333억~360억원 규모 자금을 사실상 무상으로 빌려 썼고, 약 458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아이파크몰은 2011년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 서울 고척점(2022년) 개장 등 사업 확장에 나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우량 계열사가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경쟁사업자 대비 유리한 조건을 형성,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원행위 수단의 형식·명칭을 불문하고 부당지원행위에 악용되는 사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위반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중 제재함으로써 공정한 거래 질서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