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지분 팔아 급전 마련…스와프 계약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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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자금 조달 ‘정공법’인 회사채 발행이 위축되자 주가수익스와프(PRS)에 나서는 기업이 늘고 있다. 합리적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이 계열사 지분을 팔고 있다는 의미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기업들이 PRS로 조달한 금액은 10조8598억원이었다. PRS는 기업이 보유한 주식을 금융회사에 매각해 즉시 자금을 조달하되 주가 변동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일정 기간 이후 정산하는 파생 계약이다. 계약 기간 동안 기업은 증권사에 약정된 수수료(이자)를 지급한다. 만기 시점에 주가가 최초 매각가보다 오르면 증권사가 차액을 기업에 돌려주고,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이 증권사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최근엔 한화시스템이 한화오션 지분 약 4.5%(1조7000억원어치)를 유동화하는 PRS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즉각적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해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 및 위성·방산 프로젝트 등 대형 인수합병(M&A) 재원으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지주회사 SK㈜는 지난 2월 SK바이오팜 지분 13.94%(1조2500억원)를 PRS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번 거래로 SK㈜의 SK바이오팜 지분율은 64.02%에서 50.08%로 낮아졌다.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장사는 전환사채(CB) 등 메자닌 시장에 기대고 있다. CB는 발행 당시 채권이지만 일정 기간 후엔 채권자 의사에 따라 발행 회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월 5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전환 시 지분 희석 부담이 과거보다 줄어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며 “주요 투자자인 코스닥벤처펀드도 잇따라 결성돼 CB 발행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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