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금강전도 폭격한 전투기는 잊어라, 이번엔 현미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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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갤러리서 개인전 ‘시어무형 청어무성’ 연 이이남 담양 용소폭포 물 떠와 현미경 관찰미생물 움직임 고전산수화에 풀어놔곽희 '조춘도' 등 미디어·설치 15점8폭 병풍 확장한 겸재 '금강내산'도철학·방식 방향 틀고 AI대화로 작업 등록 2026-10-06 오전 6:50:03 수정 2026-10-06 오전 6:50:03 가 가 작가 이이남이 서울 종로구 학고재갤러리 개인전 ‘시어무형 청어무성’에 건 자신의 미디어 작품 ‘미시산수-금강내경’(2026, 480×220㎝) 앞에 섰다.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단채널 영상, 사운드로 꾸린 작품은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1743·보물)을 8폭 병풍회화로 확장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미생물의 세계를 겹쳐 완성했다. 전시된 다른 미디어 작품과 동일하게 9분 23초로 맞춰 제작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꿈틀거린다. 아니 꼼지락댄다는 게 나으려나. 갤러리 벽에 걸린 프레임 ‘안’에서 말이다. 투명하고 매끄럽게 생긴 생물체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더란 얘기다. 둥그런 아이, 길쭉한 아이, 꼬리 달린 아이 등 모양도 이동도 제각각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살아있다’다. 그런데 난데없이 저들이 출현한 배경이 말이다. 산세가 첩첩이 쌓인 수려한 산수화다. 넓고도 깊은 그 산과 물, 나무를 백그라운드 삼아 작은 생물체가 이리저리 노닐고 있다고 할까. 정리하자면 저 프레임은 고즈넉한 수묵화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미세생물의 세상을 내보이고 있다. 생생한 움직임까지 그대로를 옮겨낸 ‘한 폭의 미디어아트’로. 이이남의 ‘미시산수-조춘도 no.2’(2026, 170×97.9㎝). 중국 북송 때 화가 곽희의 ‘조춘도’ 위에 담양 용소폭포에서 건져낸 한 방울 물에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미생물의 세계를 얹어 완성한 미디어 작품이다. 9분 23초짜리 단채널 영상에서 미생물은 쉼없이 꿈틀댄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생명과 존재에 대한 근원을 회화적으로 꾸렸다. 보이지 않는 데서 보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 듣는 작업이다. 감각을 포착하는 거다. 눈에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은 아니니까.” 으레 떠올려지는 그 이름이다. 이이남(57). 지금 시대에서 미디어아트를 말할 때 일순위에 올릴 작가다. 압도적인 위치를 점한 백남준(1932∼2006)의 뒤를 잇는 ‘제2의 백남준’이란 수식이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결은 다르다. 백남준이 ‘전위’에 기댔다면 이 작가는 ‘전통’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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