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편의점 CU 운영사인 BGF그룹이 상품 배송을 거부하는 화물연대 본부와 정식 교섭에 들어갔다. BGF그룹이 하청 노동자격인 배송기사(화물연대)의 사용자임을 인정하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이다. 화물연대 조합원의 사망으로 일촉즉발 상황에 몰렸던 ‘CU 편의점 물류 차질 사태’가 일시적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전날 ‘현 상황의 빠른 해결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이 입회인으로 참석했다.
BGF그룹은 각 지역 협력 운송사와 하청계약을 맺고, 제품 배송을 맡겨 왔다. 협력 운송사 소속 배송기사가 CU 물류센터 상품을 전국 CU 편의점으로 나르는 체계다. 배송기사들의 대표인 화물연대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되기 두 달 전인 지난 1월부터 BGF리테일을 상대로 운송료 체계와 처우 개선 등을 내세우며 교섭을 요구해 왔다.
BGF 측이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아니다”며 응하지 않자 화물연대는 일부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집회와 배송 거부를 계속했다. 이 때문에 삼각김밥 같은 상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CU 편의점주의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20일에는 대체 배송 차량이 경남 진주물류센터(BGF로지스 진주센터)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조합원 1명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에 정치권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합의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원청인 BGF로지스가 사용자임을 인정하고, 화물연대와 직접 협상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다만 운송료 인상 폭, 배송 조건, 대체 차량 투입 문제 등 핵심 쟁점이 남아 있어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적 논란거리도 남아 있다. 고용노동부는 화물연대가 정식 노동조합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사안은 노란봉투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노동위원회와 하급심 법원 판결 등은 화물연대를 노조로 인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CU처럼 물류망이 ‘본사-물류자회사-지역협력운송사-배송화물 차주’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에서 2·3차(n차) 하도급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곽용희/류병화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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