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기 근현대 한반도 … 제국의 역사와 함께한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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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격동기 근현대 한반도 … 제국의 역사와 함께한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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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이 창건한 대한제국의 역사를 다룬 책 '그들의 대한제국 1897~1910'이 출간됐다.

저자인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신분과 직업, 세계관이 다른 5명의 기록으로 대한제국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5명의 기록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당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대한제국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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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대한제국 1897~1910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 펴냄, 2만3000원

그들의 대한제국 1897~1910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까치 펴냄, 2만3000원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E H 카)라고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역사를 공정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현대인의 판단을 도울 도구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다.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19세기 말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이 창건해 일제에 강제 병합될 때까지 13년간 존속한 대한제국의 역사를 조명하는 책 '그들의 대한제국 1897~1910'이 출간됐다.

대한제국사 전문가인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당대를 살았던 윤치호(정치인), 귀스타브 뮈텔(선교사), 정교(도시 지식인), 황현(농촌 지식인), 지규식(상공인) 등 신분과 직업, 세계관이 다른 5명의 기록으로 대한제국의 역사를 재구성해 제시한다.

저자가 이 5명을 선택한 것은 이들의 기록이 당대의 굵직한 사건들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깊이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가령 188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쓰인 '윤치호 일기'는 개화파 인사이자 고위 관료였던 윤치호가 바라본 국내외 정세와 사회 동향, 고종 독살설이나 유길준의 을미사변 관련설 등 각종 사건의 뒷이야기를 전한다. 독립협회 활동에 깊이 관여한 정교의 '대한계년사'와 재야 지식인 황현의 '매천야록'에서는 각각 도시 지식인과 농촌형 유학자의 현실 인식을 엿볼 수 있다. 5명의 기록을 바탕으로 했지만 이 책은 대한제국의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해 통사적 면모를 드러낸다. 아관파천과 대한제국 수립,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 활동, 러일전쟁과 을사늑약, 헤이그 특사 파견, 군대 해산과 의병전쟁 등 대한제국과 당대 민중의 운명을 결정한 굵직한 사건들이 차례로 소개된다.

특히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가 사형당한 뒤 한국인 사이에서 일어난 추모 분위기를 다룬 내용이 눈에 띈다. 정교는 대한매일신보의 기사에 근거해 일부 일본인들이 안 의사에 대한 민중의 추모 분위기를 이용해 돈을 번 사례를 제시한다. "이때 일본인들은 엽서에 안중근의 사진을 인쇄해 서울에서 판매했는데, 인민들이 다투어 샀다…남부경찰서는 그 사진관 주인을 불러 치안에 방해된다고 타이른 뒤 풀어주었다."

명성황후가 일제에 의해 시해된 뒤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한 아관파천에 대해 윤치호가 언급한 부분도 흥미롭다. 앞서 고종을 미국 대사관으로 망명시키려다 실패(춘생문 사건)한 윤치호는 아관파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개혁을 통한 부국강병의 필요성을 적는다. "폐하가 적들(일본)의 땅에서 벗어난 것은 기쁜 일이다…그러나 폐하가 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심하지 않는다면…나라의 진정한 복지가 증진될 가능성은 결코 없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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