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아시아기업지배구조협회(ACGA)가 국회에 보낸 상법개정 촉구 서한에 대해 동의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23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ACGA의 공개서한은 국제금융시장에서 시총 추락으로 존재감 없어지는 한국에 대한 경고문”이라며 “300명의 국회의원은 상법개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거버넌스포럼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서 지난 2016년 16%에 달했던 한국의 비중이 현재 9%대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ACGA는 MSCI 신흥지수에서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의미 있는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며 “환율 급등 등 경제 불안은 상법개정 등 거버넌스 개혁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이들에 대한 신뢰가 깨져서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며 “아직도 밸류업 게획 발표도 하지 않고 권위주의적 경영을 강화하는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 표적인 이유도 후진적 이사회 등 낙후된 거버넌스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거버넌스를 개혁하면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돼 주가 회복, 환율 안정, 소비·투자 심리가 함께 살아난다”며 “국회는 수십, 수백곳 패밀리 편을 들 것인지 5200만명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할 것인지 2025년 초까지 선택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ACGA는 이번 공개서한을 통해 △보유 지분 규모 대비 창업 가문의 과도한 권력 행사△회사와 창업가문·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 이사회△주주 승인 필요한 안건의 경우에도 주주들에게 주어지는 제한된 권한 △소수주주들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의 부재 등을 국내 증시의 문제로 꼽았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 따르면 ACGA의 장기투자자 회원사는 노르웨이국부펀드와 네덜란드연금, 호주연기금연합회, 캘리포니아교직원·공무원연금, 캐나다연금, 싱가포르정부기금 등 100여개사에 달한다.
총운용자산은 40조달러에 이르며 기업 회원사로는 삼성전자의 경쟁사로 분류되는 대만의 TSMC가 있다. 이 회장은 이번 논평을 통해 삼성전자의 ACGA 회원 가입을 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