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생명 밸류업에 최하점
“자본배치 원칙도 이사회 역할도 빠졌다”
독립이사 1년 임기 법안엔 공개 지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나란히 최하점인 F학점을 매겼다. 두 회사의 밸류업 공시가 기업의 세계적 위상과 주주 기대에 비해 지나치게 부실하다는 이유에서다. 포럼은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비 중인 독립이사 1년 임기 법안에 대해서도 기업 투명성과 이사회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며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3일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삼성전자 밸류업은 약 20줄, 삼성생명은 10줄에 불과했다”며 “아무리 ‘약식’ 공시라고 하더라도 삼성전자의 세계적 위상과 지난 2년간 밸류업 계획 발표를 기다려온 주주들의 염원에 비하면 지나치게 부실하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두 회사의 공시에 밸류업의 핵심 요소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사회 주도 아래 자본비용과 자본효율성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총주주이익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자본배치 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밸류업의 본질이라고 짚었다. 상장기업 이사들이 경영진과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그 이행을 감독하는 구조가 핵심인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공시에는 이러한 내용이 사실상 담겨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상장기업 이사들이 경영진과 함께 충실하게 밸류업 계획을 세우고 경영진이 제대로 실천하는지 감독하고 격려하는 것이 밸류업”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짧은 밸류업 계획에는 이 같은 핵심 내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현금흐름 활용 방안과 자본배치 원칙이 빠졌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삼성전자가 2024~2026년 총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환원하겠다는 기존 방침과 2026년 정규배당 9조8000억원 지급 이후 잔여 재원이 발생하면 추가 환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2026년까지 총 110조원 이상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 계획 역시 이미 시장이 예상해온 범주에 머물러 새로운 메시지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주주 입장에서 삼성전자 주총과 밸류업 공시의 핵심은 현재 연 100조원에 육박하는 잉여현금흐름의 사용 계획과 자본배치 대원칙을 밝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사회 구성 문제도 거론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규모를 9명에서 8명으로 줄인 데 대해 이 회장은 “과연 8명의 이사들이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는 충실의무의 취지에 맞춰 자본비용을 인식하고 자본배치를 논의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독립이사의 질적 수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국제 투자자들이 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삼성전자가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올리는 다국적 기업임에도 이번에도 외국인 이사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직도 한국 대기업들은 이사회를 100% 통제하려 한다”며 “오히려 이번 주총을 계기로 지배주주의 그런 욕구가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포럼은 이번 논평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준비 중인 독립이사 1년 임기 법안에 대해서도 강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상법 개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집중투표제가 시행될 예정인데도 많은 상장사들이 이사 수와 임기를 조정해 이를 사실상 무력화하려 한다며 이를 “국회와 투자자를 무시하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주요 기업처럼 매년 주주총회에서 이사들이 주주의 평가를 받는 구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JP모건 등 주요 블루칩 기업들은 이사들이 매년 주총에서 주주들의 심판을 받는다”며 “이미 2015년 미국 500대 기업의 91%가 이사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매년 주총에서 재신임을 받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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