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률 좇아 ‘증권사’로 계좌이동
수익률에 연말정산 앞두고 세제혜택도
개인연금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계좌를 증권사로 옮기는 ‘머니 무브’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말정산을 앞두고 펀드를 통해 직접 돈을 굴려 연금계좌를 불리려는 수요가 늘면서 은행과 보험사를 떠나 증권사에 계좌를 틀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주식처럼 투자하는 새로운 투자유형이 부각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리딩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1월 말 기준 개인연금 계약 이전 금액이 전년대비 80% 이상 급증한 6540억원을 기록했다.
업권별로는 64%가 보험사 가입자, 20%가 은행 개인연금 가입자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고객들의 세제 혜택과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실물이전이 가능한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아니라 현금화 후 이전해야 하는 개인연금 머니무브가 구조적 제약에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이 미래에셋증권의 개인연금 계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22년 1월부터 2024년 11월) 동안 41만9975명이 개인연금을 새로 개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매년 평균 14만명 정도가 미래에셋증권을 선택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개인연금 계좌에서만 약 5조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연도별 추이는 2022년 개인연금 신규 계좌 수는 12만2047건(적립금 2244억원)에서 2023년에 12만4281건(2조1493억원)으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11월까지만 17만3647건(3조312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머니무브 배경에는 길어진 노후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적극적인 고객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개인연금 계좌를 보유한 고객 중 잔고가 10만원 이상인 고객을 분석한 결과(2024년 9월 말 기준) 전체의 87.8%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환산 6%이상의 수익을 달성한 고객도 43.9%에 달했다.
특히, 연평균 8%이상의 수익을 거둔 고객은 35.6%,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록한 고객은 28.9%를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연금저축계좌를 만드는 창구는 대개 은행, 보험, 증권사로 나뉜다. 이 중 보험사를 통해 가입한 계좌는 주로 매월 바뀌는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금리형’ 상품으로 일종의 예·적금과 비슷하게 운영된다.
최저보증이율이 있어 원금손실이 생기지 않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가 되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추구하다보니 연 수익률도 1~2%대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은행과 증권사를 통한 연금저축계좌로는 일반 공모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리츠 등을 투자자가 직접 선택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한 은행계좌와는 달리 증권사 계좌로는 ETF를 주식처럼 언제든 사고 팔 수 있다. 더 적극적인 투자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대거 증권사계좌로 이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개인연금계좌는 연말정산 시 직장인들의 가장 큰 소득원 중의 하나로 꼽힌다.
기본적으로 최대 6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여기에 IRP계좌를 추가로 활용하면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총 900만원 납입 시 급여 수준에 따라 최대 148만5000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또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다. 초과 납입분에 대해서는 운용 중 발생한 수익에 과세되지 않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3.3~5.5%의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