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대신 '이것' 사러 간다…K약국의 '깜짝 변신' [이원희의 데이터로 보는 도시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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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마웰니스뮤지엄 약국 / 사진. ©이원희

옵티마웰니스뮤지엄 약국 / 사진. ©이원희

병원에 다녀온 뒤 처방전을 들고 들어가 약을 받아오는 곳. 그동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던 약국의 정의다. 하지만 지금의 약국은 달라지고 있다. 화장품을 사고, 뷰티를 챙기기 위해 간다.

실제 소셜데이터에서 약국과 연관해 전년 대비 성분, 상담, 피부, 화장품, 영양제에 대한 언급이 증가했다. 약국은 화장품과 이너뷰티 제품까지 포괄할 수 있는 뷰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전문가인 약사에게 상담도 가능한 곳으로 인식된다.

약사 역시 '성분을 아는 뷰티 전문가'로 재정의되고 있다. 물론 일반의약품은 올리브영이나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뷰티의 '성분'이 중요해질수록 직접 성분을 아는 사람과 상담하고 추천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신뢰의 공간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지금 현재 '약국 뷰티'의 차별점이다.

이러한 흐름과 함께 감기약 보다는 화장품과 이너뷰티 제품등이 더 많이 보이는 약국도 등장하고 있다. 성수나 명동 등 주요 상권에는 레디영, 옵티마 웰니스뮤지엄과 같은 브랜드 약국이 들어서고 있다. 최근 청량리에 1000평이 넘는 대형약국까지 등장했다.

올리브베러가 뷰티(올리브영)에서 웰니스 플랫폼으로 확장한 경우라면, 옵티마 웰니스 뮤지엄 등 웰니스 브랜드약국은 약을 파는 약국이 웰니스 뷰티 플랫폼으로 확장된 새로운 유통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

올리브영 옆의 약국, 그리고 다이소

요즘 명동이나 성수동에 가보면 약국이 올리브영 옆에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명동레디영약국은 올리브영 명동거리점 바로 옆에, 성수 레디영약국은 올리브영N 성수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올리브영이 담지 못한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한 외국인 소비자는 "올리브영에 애크논 크림을 사러 갔는데, 없다고 해서 약국에 갔다"고 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약국의 연관어로 올리브영뿐 아니라 다이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이소가 뷰티 업계의 위협으로 떠오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제 약국의 경쟁자로도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약국이 더 이상 의료 채널이 아니라 뷰티·헬스케어 소비재 시장의 실질적인 플레이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다이소 역시 앞으로 더욱 거대한 드럭스토어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드럭스토어처럼 약국 화장품 라인을 확대하고, 다양한 가성비 제품을 갖춘 '약사 없는 드럭스토어'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명동 레디영 약국 / 사진출처. designjaguk

명동 레디영 약국 / 사진출처. designjaguk

피부과 시술이 쏘아올린 공

범 웰니스 시장 안에 의료시장과 뷰티 시장이 함께 포함된다. 더욱이 의료시장과 뷰티가 이렇게 상호호환적인 포지션을 갖게 된 데에는 모두의 뷰티 고민을 의약품이나 의료 행위로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한국 뷰티 시장이 커지면서, 일상적인 시술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성형수술과 비교해 고통이 덜하고, 회복 시간도 상대적으로 적은 피부과 시술의 높은 효율성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외국인 의료 소비 중 성형외과 비중은 2022년 36.2%에서 2025년 23.1%로 감소한 반면, 피부과는 2023년 21.6%에서 2025년도는 57% 수준까지 증가했다. 피부과 시술 한두번 받아보지 않은 성인이 없을 정도고, 받지 않았더라도 한번쯤 고민은 해봤을 것이다. 외모가 곧 경쟁력인 사회에서 젊고 건강해 보일 수 있는 시술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한국의 뷰티 상품과 함께 피부과 시술 상품도 가장 큰 수출 상품이 되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사람들2>에서는 미국인 부유층들이 한국으로 시술 패키지 여행을 구매하는 장면이 나온다. 명동에서 시술 관련 의료 서비스 매출은 2024년 이후 1년만에 1.8배 증가했다.

넷플릭스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 2(BEEF Season 2) / 사진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 2(BEEF Season 2) / 사진출처. ©넷플릭스

2026년은 K약국의 해

K콘텐츠와 K뷰티의 엄청난 후광효과로 높아진 외국인 의료소비는 이제 K약국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K약국은 피부과 시술의 일상화, 뷰티와 웰니스 산업의 플랫폼화, 한국인들의 일상적인 뷰티·헬스의 일상관리 등의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이미 외국인 의료 소비에서 약국이 피부과를 제쳤다. 놀랍게도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 소비 중 약국 비중이 2021년 38%에서 2025년 59%로 급증하며 피부과를 제치고 1위가 됐다. 지출액은 같은 기간 10배 증가한 5618억 원 규모이다.

'시술은 병원에서, 쇼핑은 약국에서'라는 패턴이 정착되고 있다. 피부과에서 리쥬란 시술 받은 외국인 환자들이 홈케어 제품을 사러 약국으로 오는 루트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피부과 시술의 일상화, K뷰티의 성장, 외국인 의료 소비 확대는 결국 하나의 공간인 약국으로 수렴한다. 약국은 약사라는 신뢰 자산을 가진 플랫폼으로서, 뷰티와 웰니스, 의료와 소비를 연결하는 유통 채널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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