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주민 95% 피란-집 92% 파괴… 이스라엘 인질 47명은 생사 불명
이, 단계적 철수 평화 방안 동의
하마스, 무장해제-통치방식 반발
트럼프는 “굉장한 진전, 곧 타결”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부터 8일까지 이집트 홍해 해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하에 간접회담 방식으로 휴전 협상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이후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가 골자인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을 제시했다. 일단 이스라엘 측은 동의했고 하마스의 수용만 남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굉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합의가 곧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측은 인질 및 수감자 교환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마스는 자신들에 대한 완전한 무장해제, 이스라엘 중심의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안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휴전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함을 보여 줬다.
● 하마스 무장해제-戰後 통치 이견 커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 차이가 이어지면서 7일 오전 회담은 가시적인 결과 없이 끝났다고 BBC는 전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집트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휴전에 합의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일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무력화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맞섰다. 그는 같은 날 X에 “납치된 모든 사람들의 귀환, 하마스 제거, 가자지구가 더 이상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 등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 기간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중동에 평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협상팀이 그곳에 있고, 또 다른 협상팀이 지금 막 떠났다”고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로 집권 1기 때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 등 일부 아랍 국가 간 외교 정상화 조치)’을 기획한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고문이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장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평화 구상안 설계에 참여한 윗코프와 쿠슈너가 회담에 가세하는 건 진전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 이스라엘 전역서 추모 집회
가자 인구의 95%에 달하는 약 210만 명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다른 지구 또는 외국 등으로 피란을 떠났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가자 내 주택 47만 채 중 92%인 43만6000채가 파괴됐다.
하마스는 전쟁 발발 당일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해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했다. 이 중 석방, 이스라엘군의 구출 작전 등으로 총 148명이 생환했다. 56명의 인질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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