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협상 난항… 전쟁 2년간 팔 6만7000명-이 200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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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주민 95% 피란-집 92% 파괴… 이스라엘 인질 47명은 생사 불명
이, 단계적 철수 평화 방안 동의
하마스, 무장해제-통치방식 반발
트럼프는 “굉장한 진전, 곧 타결”

빈 의자에 희생자 사진 놓고 추모
7일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에서 2년 전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과정에서 숨진 사람들의 사진이 담긴 빈 의자 1000여 개가 놓여 있다. 이날 베를린을 포함한 세계 주요 도시, 이스라엘 곳곳에서도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다. 베를린=AP 뉴시스

빈 의자에 희생자 사진 놓고 추모 7일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인근에서 2년 전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과정에서 숨진 사람들의 사진이 담긴 빈 의자 1000여 개가 놓여 있다. 이날 베를린을 포함한 세계 주요 도시, 이스라엘 곳곳에서도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렸다. 베를린=AP 뉴시스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7일 2년을 맞았다. 2년간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만 6만7000명 이상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도 약 2000명이 사망했다. 특히 전쟁 발발 당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민간인 인질 중 47명은 아직도 풀려나지 못했다. 이 중 상당수가 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6일부터 8일까지 이집트 홍해 해안의 유명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의 중재하에 간접회담 방식으로 휴전 협상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9일 ‘하마스의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이후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가 골자인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을 제시했다. 일단 이스라엘 측은 동의했고 하마스의 수용만 남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굉장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합의가 곧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현재 양측은 인질 및 수감자 교환 등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하마스는 자신들에 대한 완전한 무장해제, 이스라엘 중심의 전후(戰後) 가자지구 통치 방안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휴전을 둘러싼 이견이 여전함을 보여 줬다.

● 하마스 무장해제-戰後 통치 이견 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 차이가 이어지면서 7일 오전 회담은 가시적인 결과 없이 끝났다고 BBC는 전했다. 하마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집트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휴전에 합의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일을 막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 무력화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며 맞섰다. 그는 같은 날 X에 “납치된 모든 사람들의 귀환, 하마스 제거, 가자지구가 더 이상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 등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 기간에도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중동에 평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협상팀이 그곳에 있고, 또 다른 협상팀이 지금 막 떠났다”고 밝혔다.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로 집권 1기 때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 등 일부 아랍 국가 간 외교 정상화 조치)’을 기획한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고문이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상장에 도착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평화 구상안 설계에 참여한 윗코프와 쿠슈너가 회담에 가세하는 건 진전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 이스라엘 전역서 추모 집회

이날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 수도 예루살렘 등에서는 희생자 추모와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히 텔아비브의 야르콘 공원에서는 3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남아 있는 인질의 귀환, 전쟁 종식 등을 촉구했다. 2년간의 전쟁으로 인명 피해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이달 5일까지 가자 주민 최소 6만7139명이 숨졌다. 유엔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영양실조로 숨진 가자 주민만 최소 약 400명이다.

가자 인구의 95%에 달하는 약 210만 명은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다른 지구 또는 외국 등으로 피란을 떠났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가자 내 주택 47만 채 중 92%인 43만6000채가 파괴됐다.

하마스는 전쟁 발발 당일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해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납치했다. 이 중 석방, 이스라엘군의 구출 작전 등으로 총 148명이 생환했다. 56명의 인질은 시신으로 돌아왔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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