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같이 가지만 여행은 알아서"…'하이브리드 패키지' 뜬다 [트래블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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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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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자유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여행사(OTA)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패키지 상품 이용 대신 현지 투어 상품을 여행 취향에 따라 선택해 여행을 떠나면서다. 이러한 변화에 패키지여행 위주던 머물던 대형 여행사들도 개별여행(FIT)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기존 패키지 여행과 개별여행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상품도 내놓는 추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방식 가운데 개별여행 비중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빠르게 늘고 있다. 패키지 상품 대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기대와 단체 일정 대신 개인화된 경험을 선호하는 흐름이 맞물린 결과다. 최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여행 동향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가운데 개별여행 비중은 65.8%로 코로나19 이전(61.7%)과 비교해 4.1%포인트 늘었다. 반면 단체 패키지는 4.8%포인트 감소한 25.7%로 집계됐다. 선호도 또한 개별여행이 57.4%로 가장 높았고, 단체 패키지는 25.4%에 그쳤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개별여행 경험률이 68.7%로 전체 평균(65.8%)을 웃돌았다.

이러한 여행 패턴 변화에 맞춰 국내 주요 여행사는 '자유여행형 상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투어는 여행객이 취향과 일정에 맞춰 현지에서 즐길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현지투어플러스'를 운영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선호하는 시간과 테마를 골라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직접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지투어플러스 예약 건수는 출시 초기인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6% 급증했다. 출시 이후 올해 9월까지 월평균 25%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더욱 세분화되는 자유여행 시장에서 고객 니즈를 빠르게 포착해 구현한 결과 빠른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수요는 단거리 여행지에 집중되고 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에 따르면 자유여행 상품 예약에서 일본(45.5%)과 베트남(43.5%)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일본, 베트남 등 단거리 수요가 많다"며 "내년에는 중국과 대만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여행사(OTA) 대비 전통 여행사의 강점으로 현지 네트워크 기반의 상품 관리 체계가 탄탄하다는 점을 꼽는다. 전통 여행사는 현지 랜드사 협업을 통해 상품 확대와 트렌드 맞춤형 큐레이션을 즉각 반영한다는 점에서다.

업계는 내년을 기점으로 OTA와 본격적인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OTA는 초개인화 추천 서비스 가격 비교 기능 강화에 나섰고, 전통 여행사는 자유여행객 수요를 반영한 상품 다양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와 자유여행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패키지'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은 공항 픽업 등 주요 일정에 가이드가 동행하면서도 여행 중 일정은 자유롭게 꾸릴 수 있는 안심여행 콘셉의 상품을 운영한다.

단체 여행, 쇼핑 불만 등 패키지여행 선호도가 낮은 자유 여행객이 가장 우려하는 사고·도난·질병 등 위급 상황 시 언어 장벽, 공항·호텔 간 이동과 현지 투어·식당 예약의 불편함 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여행사는 온라인 여행사로 전환을 시도하고, 기존 투어 예약 플랫폼은 항공 숙소 현지 액티비티까지 맞춤형 패키지 상품 확대에 나서면서 시장 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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