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유빈(왼쪽)-유한나 여자복식 조가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
한국 신유빈(오른쪽)-임종훈 혼합복식 조가 경기하고 있다.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
한국 탁구 간판 신유빈(21)이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여자복식에서도 4강 진출을 해냈다.
임종훈(28·한국거래소)-신유빈 조는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루사일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5 도하 ITTF 세계탁구선수권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왕추친-순잉샤 조(중국)에 게임 스코어 0-3 (10-12, 6-11, 14-16)으로 패했다.
2021년 휴스턴, 2023년 더반 대회 우승에 이어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3연패를 노리는 왕추친-순잉샤 조를 상대로 임종훈-신유빈 조는 물러서지 않고 강하게 부딪쳤다. 세 게임을 모두 내줬지만, 두 게임을 듀스까지 가는 등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하지만 괜히 '최강'이 아니었다. 왕추친-순잉샤 조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필요한 답을 찾아갔다. 특히 순잉샤의 포어핸드 톱스핀은 중국의 '치트키'였다. 한국이 먼저 게임 포인트에 도달했던 첫 게임도, 한국이 4-9까지 밀리다 듀스까지 추격해 분위기를 장악했던 3게임도 결국은 중국이 승자가 됐다.
세계선수권대회는 3-4위 결정전이 따로 없다. 중국은 결승으로 향했고, 한국은 그대로 동메달이 확정됐다. 2년 전 더반 대회에서 8강으로 만족했던 임종훈-신유빈 조가 한 단계 높은 위치에서 수확한 의미 있는 성적이다. 이들은 24일 혼합복식 결승전 직후 열릴 시상식에 참가해 커리어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안재현. /사진=대한탁구협회 제공 |
한편 한국 대표팀 중 유일하게 단식 경쟁에서 살아남았던 안재현(25·한국거래소·세계17위)은 브라질 에이스 휴고 칼데라노(28, 3위)에게 1-4 (4-11, 6-11, 11-7, 7-11, 10-12)로 패했다. 테이블 가까이에서 빠르고 강력한 공격을 펼치는 휴고와 코트를 넓게 쓰는 안재현은 상성이 맞지 않았다. 초반부터 안재현이 일방적으로 밀리며 두 게임을 헌납했다. 중반 이후 공략법을 찾아갔으나, 승부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어있었다.
휴고는 남미 출신으로 세계 탁구 최강자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스타다. 지난 4월 마카오에서 열린 ITTF 월드컵에서 중국과 유럽의 강자들을 모두 꺾고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서 매 경기 명승부를 펼치며 8강까지 온 안재현의 기세로도 넘기 힘든 상대였다. 2019년 부다페스트에서 4강을 경험한 안재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휴고는 상대의 단점을 잘 파고드는 유형이다. 더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힘들기는 하지만, 다시 준비하겠다.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훈련할 때 좀 더 생각하고 잘 준비했더니 메달과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그게 긍정적"이라고 웃어 보였다.
이로써 한국탁구는 이번 대회 혼합복식과 남자복식, 남녀 개인단식 일정을 모두 마쳤다. 여자복식만 경기가 남아있다. 24일 신유빈-유한나 조가 '유럽연합' 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베르나데트 쇠츠(루마니아) 조와 4강전을 펼친다. 승리하면 더반 대회에 이은 세계대회 여자복식 2회 연속 결승 진출이다. 신유빈과 함께 당시 파트너 전지희(은퇴) 대신 유한나가 진기록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유빈-유한나 조의 여자복식 4강전은 한국 시간으로 24일 밤 11시에 예정돼있다. 맞은편 대진에서 왕만위-쿠아이만 조(중국)와 미와 하리모토-미유우 키하라 조(일본)가 먼저 중·일전을 치른 이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