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한국 팬들은 저희가 만난 관객 중 최고의 관객입니다.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크리스 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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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Anna Lee) |
감동과 전율 그 자체였다. 8년 만에 내한한 콜드플레이가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자이로 밴드(응원봉 역할을 하는 손목 밴드)를 활용해 공연장을 형형색색으로 수놓는 등 인상 깊은 연출과 남다른 무대 매너로 깊은 감흥을 선사했다. 왜 콜드플레이가 ‘월드 클래스’로 불리는지, 한국인이 가장 손꼽아 기다린 공연인지 눈과 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공연장을 빼곡히 채운 한국 관객들은 엄청난 목소리로 떼창하며 콜드플레이의 귀환을 열렬히 반겼다.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콜드플레이는 1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내한 공연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츠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NATION PRESENTS COLDPLAY :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 1회차 공연을 성료했다. 이번 공연은 2017년 이후 콜드플레이의 두 번째 내한 공연이자, 사상 최다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회당 5만 관객을 동원, 6일간 무려 30만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콜드플레이가 내한했던 2017년과 2025년 모두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대선 체제로 들어섰다는 점에서 이번 내한 공연은 ‘탄핵 평행이론’으로도 주목받았다. 더불어 2017년 내한 당시엔 세월호 참사 3주기, 올해는 세월호 참사 11주기란 점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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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Anna Lee) |
‘비바 다 리다’ ‘마이 유니버스’… 히트곡 퍼레이드
이번 공연은 ‘플래닛’, ‘문’, ‘스타’, ‘홈’ 네 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첫 곡으로 ‘하이어 파워’를 열창한 콜드플레이는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 ‘파라다이스’, ‘더 사이언티스트’ 등을 연이어 부르며 관객들을 압도했다. 크리스 마틴의 폭발적인 보컬, 조니 버클랜드의 현란한 기타, 가이 베리맨의 묵직한 베이스, 윌 챔피언의 다이내믹한 드럼 연주는 4층 객석까지 생생하게 전달될 정도로, 라이브 밴드만이 선사할 수 있는 음악의 맛을 제대로 선사했다.
빛을 활용한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무대 중앙에 위치한 대형 미러볼은 다채로운 빛을 공연장 곳곳으로 쏘아댔고, 관객들이 손목에 찬 자이로 밴드는 그에 반응하듯 형형색색의 빛을 뿜어냈다. 공연장은 삽시간에 거대한 우주가 됐고, 스타(콜드 플레이)와 플래닛(관객들)이 유기적으로 호흡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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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Anna Lee) |
관객들의 호응도 대단했다. 관객들은 쉴 새 없이 큰 목소리로 ‘콜드플레이’를 연호했고, 주요 노랫말을 떼창하는 등 열렬하게 호응했다. 특히 콜드플레이의 대표곡인 ‘비바 다 리다’에선 5만 명의 관객이 한목소리로 떼창하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무대 내내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전율 그 자체였다.
콜드플레이도 한국 관객들의 남다른 호응에 만족한 듯 공연 내내 얼굴에서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보컬 크리스 마틴은 관객들의 호응을 온몸으로 만끽하듯 본 무대에서 돌출 무대까지 전력 질주하고, 무대에 드러누워 관객들의 목소리를 만끽하는 등 화끈한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볼거리도 화려했다. 그룹 방탄소년단과(BTS)의 협업곡인 ‘마이 유니버스’ 무대에선 스크린에 멤버들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위 플레이’ 무대에선 트와이스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 콜드플레이와 깜짝 합동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옐로우’를 부를 땐 공연장 곳곳을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해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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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Anna Lee) |
“한국 팬들은 최고”… 팬서비스도 화끈
크리스 마틴은 공연 내내 조금은 서투르지만 한국어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네 큰 호응을 얻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부터 “한국어가 서툴러도 이해해 주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등 한국어 멘트로 감동을 선사했다.
관객과의 호흡도 남달랐다. ‘업 & 업’ 무대에선 한 남성 관객을 무대로 초대해 함께 노래를 불렀다. 해당 남성 관객이 노래말을 내뱉자 크리스 마틴이 화음을 넣는 등 인상적인 무대를 연출했다. ‘더 라이트 클럽 2025’에선 한 관객에게 외계인 가면을 씌운 뒤 함께 막춤을 춰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또 공연 중간중간 무대를 이동하면서 관객들과 손을 맞대고, 카메라에 브이 포즈를 취하는 등 팬서비스도 화끈했다.
특히 ‘군 복무 중 공연을 보러 왔다’는 한 관객의 메시지에 “내 친구인 BTS 멤버들도 다 군대에 있다”고 언급하기도. 또 러시아에서 온 관객을 향해서는 “푸틴이 허락한다면 (러시아에) 가겠다”고 응답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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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사진=라이브네이션코리아, Anna Lee) |
앙코르도 ‘급’이 달랐다. 콜드플레이는 앙코르 무대에서 ‘선라이즈’를 비롯해 무려 6곡을 열창했다. 특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노래인 ‘픽스 유’ 무대에선 모두가 한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감미로운 분위기 속 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콜드플레이 멤버들도 한국 관객들의 열렬한 환대에 함박미소를 지었다. 이들은 “여러분은 저희가 만난 관객 중 최고의 관객이었다”며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기쁘다. 여러분이 꿈을 이뤄졌다”고 말하며 한국 팬들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콜드플레이는 오는 18~19일, 22일, 24~25일에도 공연을 이어간다. 역대 내한 공연 중 최다 회사, 최대 규모다.
환경 지킴이답게 이번 공연에선 태양열, 팬들의 운동에너지로 발생시킨 친환경 에너지가 활용됐다. 티켓 수입 일부는 해양 청소, 산림복원, 토양복원, 탄소 포집 등 환경 보호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공연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을 금지하고 재사용 가능한 물병만 반입하게 하는 등 환경 보호를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