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철강업계 '초비상'…'폭탄' 맞았는데 또 때리려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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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실행 여부에 촉각…"50% 관세 부과 땐 수출 사실상 불가능"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美시장 경쟁 치열해져… 한국산 제품 경쟁력 약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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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올리겠다고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US스틸 공장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기존 대비 2배 올리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외국산 철강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오는 6월 4일부터 관세율을 50%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미 부과 중인 25%의 관세만으로도 미국 수출에 큰 타격이 우려됐던 철강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인상 예고에 실제 시행 시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우선 업계는 관세가 50%로 인상될 경우 미국 내 수요 위축으로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철강 산업 특성상, 높은 관세 부담은 대부분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전체 철강 수출액 가운데 미국 비중은 약 13% 수준이다. 미 상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대미 철강 주요 수출국은 캐나다(71억4000만달러·23%), 멕시코(35억달러·11%), 브라질(29억9000만달러·9%), 한국(29억달러·9%), 독일(19억달러·6%), 일본(17억4000만달러·5%) 등의 순이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13억84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산업연구원은 이런 현상이 작년 대미 철강 수출 실적이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5∼6월 수출부터 확인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50%까지 높아진다면 미국 현지 투자·생산 확대를 통한 관세 우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의 통제'를 전제로 일본제철은 미국 철강기업 US스틸을 인수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일본제철은 글로벌 톱3 철강사로 부상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강판, 강관류, 도금강판, 가전용 냉연제품 등 일본제철과 한국 철강사들이 공통으로 생산하는 제품군을 중심으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50%의 관세율이 미국 공급망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수요기업 등 국내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에도 관세 인상을 강행할 수 있을지 비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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