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3강' 도약 변수 되나…지재처, '모델 증류' 규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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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처가 인공지능(AI) 기술 갈등의 진원으로 떠오른 ‘모델 증류’(Distillation)를 규제하기 위해 입법에 착수했다. 현재는 모델 증류를 막기 위한 미국의 견제가 중국에 집중해 있지만, ‘AI 3강’을 목표로 하는 한국 기업으로 언제든 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아야 하는 한국이 스스로 추격 방법을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최근 AI 모델 증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부정경쟁방지법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모델 증류란 다른 고성능 AI 모델의 답변을 역추적해 원본의 핵심 지식과 메커니즘을 추종하는 일종의 복제 방식이다.

그간 오픈AI, 구글 등 미국 빅테크들이 최선단 모델 기술을 선도하는 추세 속에서 후발 기업들은 암암리에 모델 증류를 활용하며 격차를 줄여왔다. 빅테크들은 자체 약관을 통해 모델 증류를 금지하려 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했다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도 모델 증류를 활용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의 경우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에 ‘타인의 노력과 투자에 의해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 사용해선 안된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AI 모델 증류라는 새로운 흐름을 다루기엔 충분치 않은데다, 미국의 증류 견제가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어 예방적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지식재산처의 생각이다.

실제 안보·산업 자산으로서 AI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증류를 둘러싼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10일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제출한 문서에서 “알리바바가 지난 4월 22일부터 6월 5일까지 약 2만5000여개의 허위 계정을 이용해 클로드와 2800만회 이상 대화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입법이 자칫 국내 AI 기술의 발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AI 3강을 목표로 추격하는 입장인 한국이 먼저 나서서 증류를 차단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지식재산처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증류 규제의 시의성에 대해 의견이 나뉜다”며 소통을 통해 최적의 입법 속도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h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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