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자기부담금, 15년째 그대로…보험연 "실효성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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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차량가액 뛰는데 자기부담금 상한 유지
"수리비 상승 반영 못해"…제도 개선 목소리

  • 등록 2026-07-11 오전 9:00:00

    수정 2026-07-11 오전 9:00:00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가 2011년 개편 이후 15년 가까이 유지되면서 차량가격과 수리비 상승 등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자기차량손해 보험금 청구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자기부담금 제도의 실효성이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것이 보험연구원의 진단이다.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챗GPT)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챗GPT)

11일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 제도의 평가와 개선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 담보를 중심으로 악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기차량손해 손해율은 94.3%, 대물배상 손해율은 93.8%를 기록했다. 특히 자기차량손해는 손해율뿐 아니라 사고발생률(청구건수)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부담금은 차량 수리비의 일정 부분을 가입자가 부담하도록 해 불필요한 보험금 청구를 줄이고 계약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현재는 손해액의 20%(또는 30%)를 가입자가 부담하되 최저 20만원, 최고 50만원(또는 최저 30만원, 최고 100만원)을 적용하는 비례공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제도는 2011년 도입된 이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제도 개편 이후 한동안 감소했던 자기차량손해 사고발생률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차량 수리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당 손해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기차량손해 건당 손해액은 2020년 18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00만원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대물배상 건당 손해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특히 자기부담금 50만원 가입자 그룹의 평균 수리비가 다른 가입자 그룹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의 차대차 사고 보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기부담금 50만원 가입자의 평균 자기차량 수리비는 486만원으로 20만원 가입자(90만원)의 5배를 웃돌았다. 평균 차량가액도 2252만원으로 20만원 가입자(1297만원)보다 높았으며, 외산차 비중 역시 31.3%로 20만원 가입자(4.8%)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연구원은 고가 차량이나 외산차의 경우 경미한 사고에서도 부품 교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 수리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차량가액과 수리비는 꾸준히 상승했지만 자기부담금 상한은 2011년 이후 50만원에 머물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기차량손해를 청구하지 않는 가입자가 결과적으로 고가 차량 가입자의 보험금을 부담하는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자기부담금 개정 이후 15년이 지난 만큼 그동안의 수리비 증가와 외산차·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따른 차량가액 증가 등의 변화를 반영해 자기부담금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요국 사례처럼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물적손해 할증금액과 보험료 할인·할증 등 관련 자동차보험 제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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