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머 前총리 측근 대거 경질
새 재무장관엔 중도 성향 임명
금융시장 불안 조기 진화 나서
앤디 버넘 영국 신임 총리(사진)가 키어 스타머 전 총리의 측근을 대거 경질하는 한편 당내 경쟁자와 반대파까지 중용하는 파격적인 첫 내각 인사를 단행했다. 스타머 정부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면서도 노동당 내 계파를 아우르는 '통합 내각'을 구성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버넘 총리는 취임 당일 조각을 발표하며 스타머 전 총리의 측근 11명을 경질했다. 이는 전체 내각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타머 충성파였던 레이철 리브스 전 재무장관과 데이비드 래미 전 부총리 등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장 눈길을 끈 인사는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의 재무장관 발탁이다. 힐리 장관은 스타머 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지만 국방비 증액 문제를 놓고 당시 리브스 재무장관과 갈등을 빚은 뒤 스타머 전 총리의 국방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지난달 사임했다.
사실상 정부의 '넘버2'인 재무장관에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노동당 중도 성향 중진인 힐리 장관을 임명한 것은 정권 교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분석했다. 버넘 총리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재정준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차입을 확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며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힐리 장관은 취임 직후 "재정 통제는 모든 재무장관의 첫 번째 의무"라며 재정준칙을 준수하고 충분한 재정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버넘 총리는 당내 경쟁자와 반대파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에드 밀리밴드 전 에너지안보 장관은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0년 노동당 대표 경선에서 버넘 총리를 꺾고 2015년까지 대표로 활동한 노동당의 대표적 중진이다.
또 다른 재무장관 후보였던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은 유임됐다. 스타머 정부에서 국경 통제와 이민 단속 강화를 주도했던 마무드 장관은 노동당 내 비교적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버넘 총리와 총리직을 놓고 경쟁했던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는 주택·지역사회·지방정부장관에 임명됐다. 경선 출마를 검토하다 버넘 총리 지지를 선언했던 웨스 스트리팅 전 보건장관은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버넘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루이즈 헤이그 전 교통장관은 내각부를 총괄하는 랭커스터공국장관 겸 제1국무장관으로 복귀했다. 그는 과거 휴대전화 분실 신고와 관련된 허위 진술 사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스타머 정부에서 물러났지만, 이번 인사로 정부 내 핵심 실세가 됐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버넘 총리와 통화한 뒤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조만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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