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가 자전거, 한국총판 바뀐 이유…패션 회사의 '브롬톤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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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브랜드 '브롬톤 런던'을 국내에 전개해온 더네이쳐홀딩스가 자전거 국내 총판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사진=오세성 기자

의류 브랜드 '브롬톤 런던'을 국내에 전개해온 더네이쳐홀딩스가 자전거 국내 총판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사진=오세성 기자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라이선스 브랜드를 키워 온 더네이쳐홀딩스가 영국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 '브롬톤'의 국내 총판까지 맡는다. 의류로 시작한 브롬톤 사업을 자전거와 액세서리, 정비 서비스까지 넓혀 하나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7일 서울 신사옥에서 열린 브롬톤 자전거 총판 계약 체결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 9월부터 2031년 12월까지 약 5년간 브롬톤 자전거 국내 독점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시에 따르면 계약 기간 중 예상 투자금은 최소 252억원이다.

더네이쳐홀딩스는 2030년 브롬톤 사업 매출 7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자전거와 의류 사업을 합산한 수치다. 회사는 현재 연 3000대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내 브롬톤 판매량을 연 6000대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브롬톤 사업 매출 7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단순히 매출 숫자를 채우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브롬톤이 도시 이동과 지속 가능한 삶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윌 버틀러 아담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와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사진=더네이쳐홀딩스

윌 버틀러 아담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와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사진=더네이쳐홀딩스

브롬톤은 1975년 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접이식 자전거 브랜드다. 작은 바퀴와 독특한 접이 구조, 높은 휴대성을 앞세워 도심형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자전거 마니아와 도시형 라이더를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형성해 왔다.

더네이쳐홀딩스와 브롬톤의 인연은 의류에서 시작됐다. 더네이쳐홀딩스는 2022년 브롬톤과 의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23년 '브롬톤 런던'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후 자전거 직접 공급 계약을 거쳐 이번 국내 총판 계약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회사는 기존 브롬톤 런던 의류에 더해 자전거, 액세서리, 용품을 함께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브롬톤 자전거는 C라인, P라인, T라인, G라인 등 주요 라인업을 국내에 소개한다. 소비자가격은 C라인 300만원대, P라인과 G라인 500만원대, T라인 1000만원대로 제시했다. 의류는 헤리티지, 어반 아웃도어, 액티브 라인 등으로 구성해 도시 생활과 라이딩을 아우르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소비자 접점도 확대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자사몰을 고도화하고 무신사·무신사 글로벌 입점을 추진한다. 다만 가격 훼손 우려가 있는 오픈마켓 판매는 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체험형 매장을 늘린다. 회사는 지역 거점 매장 10~15개, 전체 매장 50~60개 수준을 구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윌 버틀러 아담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더네이쳐홀딩스 유승윤 브롬톤런던 사업 총괄. 사진=오세성 기자

왼쪽부터 윌 버틀러 아담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 박영준 더네이쳐홀딩스 대표, 더네이쳐홀딩스 유승윤 브롬톤런던 사업 총괄. 사진=오세성 기자

브롬톤 본사도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으로 대중 접점 확대를 들었다. 자전거 마니아층에 머무르지 않고 더 넓은 소비자에게 브롬톤을 알리기 위해서는 패션·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소비자를 만나 온 더네이쳐홀딩스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윌 버틀러 아담스 브롬톤 최고경영자(CEO)는 "자전거 전문 회사들은 정기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5%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며 "시장을 확장하려면 자전거를 탈 줄 아는 90%의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더네이쳐홀딩스가 좋은 파트너라고 봤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업계에서는 총판 변경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브롬톤은 고가의 프리미엄 자전거인 만큼 가격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유지가 중요하다. 10년 넘게 국내 총판을 맡아온 업체가 기존 재고를 할인가에 판매할 경우 프리미엄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더네이쳐홀딩스 측은 기존 총판 재고 문제와 관련해 브롬톤 본사와 협의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더네이쳐홀딩스 유승윤 브롬톤런던 사업 총괄은 기존 총판의 출구 전략과 관련해서는 브롬톤 본사가 협의를 마쳤다"며 "재고 물량이 갑자기 시장에 풀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네이쳐홀딩스 매장에 전시된 브롬톤 자전거들. 사진=오세성 기자

더네이쳐홀딩스 매장에 전시된 브롬톤 자전거들. 사진=오세성 기자

더네이쳐홀딩스는 브롬톤 자전거 AS를 위한 정비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운영 중인 3개 하이브리드 매장에 숙련된 정비사를 확보했으며, 총판 전환 시점에는 테크센터 조직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1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전문 인력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마니아층의 브랜드 경험을 강화해 의류, 액세서리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대중 소비자에게도 인지도를 높인다는 게 더네이쳐홀딩스와 브롬톤의 구상이다.

아담스 CEO는 "브롬톤을 구매한 고객들이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자전거를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수리하면서 같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런 경험이 자연스럽게 주변 커뮤니티로 전파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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