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 15명중 9명 전면 폐지 반대… 홍기원 등 11명 ‘예외 허용’ 법안 발의
당권주자들은 ‘완전 폐지’ 내걸어 “檢 수사권 부활 차단” 주장도 나와
여성 6단체 이어 한국여성단체協도 “보완수사로 밝힌 죄 많아” 폐지 반대
“보완수사권은 어쨌든 직접수사권이다. (검사들이) 어떤 명분을 달아서든 다시 (수사권을) 부활시킬 것이다.”(이상식 의원)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두고 찬반이 맞붙었다. 자유발언을 한 15명의 의원 중 9명이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주장하며 신중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원내지도부는 다음 주에 전문가 초청 의총을 열고 보완수사권 관련 논의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8·17 전당대회에 출마한 주요 당권 주자들이 일제히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내걸고 있는 만큼 숙의 과정에서 기조 변화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의총서 쏟아진 “예외적 허용”
의총에서는 원내지도부가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의 개정안을 설명한 뒤 의원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기존 보완수사권 폐지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서영교 김용민 의원 등 일부 발언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보완수사권 일부를 존치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회적 약자 관련 범죄 피해자들을 위한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각장애인인 서미화 의원은 “사회적 약자들도 이해할 수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제한적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곽상언 의원은 “‘검수완박’(검사 수사권 완전 박탈)이 진리이자 목적이 될 수 없다”며 “범죄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검찰의 보완수사로 추가 혐의가 드러난 ‘장윤기 사건’의 추이와 여론 동향을 지켜보는 등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민정 의원은 “‘장윤기 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면 민주당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한 의원이 “보완수사권 폐지가 2월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 맞냐. 다시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자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의 다수 의견을 설명한 것이지 당론으로 채택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기원 의원은 의원 10명과 함께 보완수사권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 안에는 아동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보이스피싱 등 민생 침해 범죄 등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예외 허용에 공감하는 분들이 여럿 계신다”고 강조했다.시민사회에서도 보완수사권의 일부 존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회장 허명)는 성명서를 내고 “검찰의 보완수사에 의해 밝혀진 범죄가 수없이 많다”며 TF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전날(13일)엔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6개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이 축소될 것”이라며 개정안 반대 입장을 냈다.
● 당권 주자들은 “보완수사권 폐지”
당내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이 힘을 받으면서 전당대회에서 보완수사권 폐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박범계 의원은 의총에서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치며 전당대회 의제가 이미 됐다. 눈치 보지 말고 자유롭게 논의를 깊고 넓게 이어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다만 당 강성 지지층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목소리가 여전히 강한 만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의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이것은 민주당 검찰개혁의 깃발이고 상징”이라고 썼다. 송영길 전 대표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형사소송법 개정안 TF 안이) 너무 잘돼 있고 우려한 사항 보완이 잘된 듯하다”고 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민주당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보완수사권 일부 유지와 폐지 중 아직 어느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논의를 좀 해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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