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지호 "WHO·ILO와도 협력…'AI 기본사회법' 연내 통과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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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범준 기자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김범준 기자

지난 21일 국제노동기구(ILO)·유엔아동기구(UNICEF)·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내로라하는 국제기구의 수장들이 서울을 찾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 공동성명' 비전 선포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김민석 국무총리·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함께 한국에 AI 관련 조직을 설치하고 보건·식량·난민 등 인류 난제를 AI로 함께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첫발을 뗀 배경엔 실무를 진두지휘한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있다. 의사이자 미래학자, KAIST 교수 출신인 차 의원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가 전 세계적 변화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미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국이 선도적으로 설계할 계기가 마련됐다"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정과제인 'AI 기본사회' 모델이 글로벌에 전파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韓 'AI 기본사회' 세계 표준으로"

의대 졸업 후 옥스퍼드대 난민학 석사·존스홉킨스대 국제보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차 의원은 국경없는 의사회, IOM 등 국제기구 활동 경력을 갖추고 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AI 기본사회 정책을 설계할 정도로 당내 대표적 AI 전문가이기도 하다. 차 의원은 "그간 미국·유럽 정부가 AI발 미래 사회 설계 문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한국에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해 국제기구와 접촉하며 이번 프로젝트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AI 허브는 ILO·UNICEF·ITU·국제보건기구(WHO) 등 9개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의 AI 관련 조직을 한국에 한데 모으는 프로젝트다. 월드뱅크(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개발은행도 협력한다.

이들 기구는 보건·식량·난민 등 분야별 난제에 AI를 접목하는 연구·실증 작업과 함께 국제적 AI 규범을 마련하는 일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WHO는 국가별 보건 AI 평가 기준을 만들고 개발도상국에 쓰일 의료 AI 개발 도구를 만든다. ITU와 ILO는 각각 통신 분야 AI 표준을 만들고 노동시장에서의 AI 영향 평가 잣대를 만드는 식이다. 기구들이 모일 구체적인 장소는 지방선거 이후 정해진다. 현재 서울·광주·전남·인천 등 각 지역의 여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유치 의사를 보이고 있다. 올해까지 채용과 사무실 설치 작업 등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기구별 프로젝트를 가동할 예정이다.

차 의원은 글로벌 AI 허브의 파급효과가 단순히 '한국의 제네바'가 탄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의 공급자 부족 의료(Unmet Healthcare Needs) 분야는 시장 규모만 오는 2032년 2경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국제기구가 이런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헬스케어 AI 기술이 도움을 주고 시장의 10%만 가져갈 수 있어도 2000조원의 경제 효과를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의원은 "최근 우리 정부가 AI 기본사회 구현·지방 필수의료 보강을 목적으로 가정의학과 의사 지원용 AI를 개발하는 'AI 기본의료'를 추진 중"이라며 "국제기구와의 협력 아래 개발도상국 간호사와 AI 기본의료의 만남이 성사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구 세부 과제, 민간 기업 기회로

AI 기본사회 정책 중 금융 분야의 과제로, 의사의 진단 능력을 돕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AI 기본사회 정책 중 금융 분야의 과제로, 의사들의 진단 능력을 돕는 'CDSS(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차 의원은 "FDSS AI가 상환 계획 설계 등을 통해 금융 약자의 신용도를 보강하면서 '기본 금융'을 구현하자는 취지"라며 "개발도상국 저신용자에게도 필요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기구들이 난제들에 대한 연구와 규범 등을 설계하고 나면 의료 AI·FDSS와 같은 세부적 과제들도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이미 이런 아이디어에 대한 교류까지 사전에 진행됐다"고 말했다. "각 과제는 민간 기업이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AI 기업이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국제기구와의 논의를 가속하기 위해 차 의원은 하반기 관련 법안 마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국정과제인 AI 기본사회법부터 지방선거 이후 발의해 연내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법에는 AI를 공공 인프라로 정의하고, 의료·돌봄·재난 대응 등에서 AI를 공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본 원칙을 선언할 예정이다. 글로벌 AI 허브를 지원할 국가 차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프로젝트에 관심을 나타내면서 추진 절차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로벌 AI 허브 행사를 언급하며 "김 총리와 차 의원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썼다. 차 의원은 "이번 국제기구 유치와 AI 기본사회에 대한 비전의 접목은 한국의 미래를 넘어서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협력 국제기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정 논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이 세계에 진출할 교두보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겠다"며 "최종적으로 글로벌 AI 생태계를 '디자인'할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정치부 이시은입니다. 잘 듣고, 잘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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