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 AI 생태계도 갖춰
中 "빅딜 하려면 존중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인하를 시사하면서 미·중 간 무역 협상의 물꼬가 트인 가운데 미국을 상대로 중국이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갈 다섯 개의 카드를 쥐고 있다는 조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BBC방송은 23일(현지시간) '미국과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쥔 다섯 가지 카드'라는 기사에서 중국이 쥔 첫 번째 카드로 '고통 감내 여력'을 꼽았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 다른 국가보다 버틸 체력이 있는 데다 10억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이 일정 수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소비 촉진을 위해 각종 부양책을 꺼냈고, 그 결과 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을 웃돈 5.4%에 달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대중 부과가 잇따르자 미국산 수입품 대신 '가성비'가 우수한 자국 상품을 구매하자는 '궈차오(애국소비)' 바람까지 불기 시작했다.
두 번째 카드로는 '첨단 기술 역량'을 언급했다. 인공지능(AI) 모델인 '딥시크'를 비롯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성과가 연달아 나오고 있다.
선제적인 '탈미국'이 세 번째 카드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관세를 부과한 뒤 중국은 무역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둬왔다.
예컨대 과거 중국이 수입하는 대두의 40%가 미국산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를 거치며 그 비중은 20%까지 줄었다.
네 번째 카드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7000억달러(약 1000조원)어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사실상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를 마지막 카드로 꼽았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쓰이는 필수 원재료로 이는 중국의 실질적인 무기라고 BBC는 설명했다.
중국 관영 언론인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중·미 간 '빅딜'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공조 강화"라고 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