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에 뒤처진 EU, 아직도 상황파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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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EU 경쟁력의 후퇴를 비판하며, 각국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의 느린 대응이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짐을 초래하고 있으며,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 1년간 드라기 보고서의 권고안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상태로, 특히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실행이 미진하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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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보고서 발간 1주년
'유로존 구원투수'의 쓴소리
"의결 구조·규제 개혁 외면
각국 지도자 무능함 때문에
EU 경쟁력 작년보다 후퇴"
1년전 보고서 강력 경고에도
EU 이행 비율은 고작 11%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 EPA연합뉴스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미국·중국과 벌이는 경쟁에서 크게 뒤처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1년 전 발표했던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또다시 EU 지도자들을 질타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지난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도자들의 무능함 때문에 EU 경쟁력이 1년 전보다 오히려 더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드라기 전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드라기 보고서 1주년 콘퍼런스'에서 "각국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U의 성장 모델은 사라지고 있고 취약성은 증가하고 있다"며 "EU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경쟁력은 물론 주권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EU가 글로벌 경제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채 너무 느리게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유럽 기업과 시민의 좌절감과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고 드라기 전 총재는 꼬집었다.

그는 "EU는 법적·제도적 이유를 들어 너무 자주 느린 움직임에 대해 변명해왔는데 이는 안일한 대응"이라며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와 규제를 타파할 것을 강조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자들은 훨씬 제약을 덜 받으며 움직이는데 우리가 평소와 똑같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는 것은 뒤처지는 걸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라면서 "기존과 다른 방식에는 새로운 속도와 규모, 강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콘퍼런스에서 "경쟁력 강화 의제에 관해 (EU 내) 전반에 걸쳐 시급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긴급한 요구에 부응하려면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9월 드라기 전 총재가 EU 의뢰를 받아 발표한 330쪽 분량의 보고서 발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2011∼2019년 ECB 총재를 지낸 드라기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 과감한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으로 유로존(당시 유로화 사용 19개국) 부채위기를 막아내 '슈퍼 마리오' '유로존 구원투수' 등으로 칭송받았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2023년 9월 드라기 전 총재에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문 보고서를 작성해달라고 의뢰했고 1년 만인 지난해 9월 보고서가 나왔다. 이 보고서에서 드라기 전 총재는 EU의 글로벌 경쟁력이 실존적 위험에 직면했다며 신규 투자를 확대하고 규제를 철폐해 산업 전략을 완전히 재편할 것을 촉구했다.

드라기 보고서 발표 후 EU는 권고안을 신속하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권고안 중 실행에 옮겨진 것은 1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싱크탱크 유럽정책혁신위원회(EPIC)에 따르면 EU는 지난 1년 동안 권고안 총 383개 중 43개만 완전히 이행했다. 77개(20.1%)는 부분적으로만 수행했고 87개(22.7%)는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 특히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권고안이 거의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토니오스 네스토라스 EPIC 전무이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미래 기술 분야에서 유럽의 뒤처진 위치를 보여준다"며 "유럽은 세계적 수준의 관료주의적인 새장과 규제 미로만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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