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신용카드 대손상각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해
높은 물가에 저소득층 타격
미국 신용카드 채무불이행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뱅크레그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미국 신용카드 채무불이행 잔액 중 대손상각 처리된 금액이 460억 달러(약 67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0%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대손상각 처리는 은행이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본 채권을 대차대조표에서 제거하고 자산 규모를 그 만큼 감소시키는 것을 뜻한다.
JP모건 체이스와 시티그룹에 이어 미국 3위 신용카드 대출 기관인 캐피털원은 올 들어 11월까지 신용카드 대손상각률이 6.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비율은 5.2%에 그쳤다.
신용카드 채무불이행 증가는 수년간 이어진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소비자들의 재정 상태가 빠듯해졌다는 신호라고 FT는 분석했다.
앞서 지난 2022년과 2023년 2년간 미국 신용카드 잔액은 총 2700억 달러(약 396조25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미국 신용카드 잔액은 작년 2분기 1조300억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올 3분기 기준 미국 신용카드 잔액은 1조1700억 달러로 불어난 상태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고소득층 가계는 괜찮지만 소득 분위 하위 3분의 1에 속하는 소비자들이 나가 떨어졌다”며 “이들은 현재 저축해 둔 돈이 아예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