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美헤리티지재단 수석부회장
“트럼프 재임중 韓참여하는 G8 기대”

한국을 찾은 데릭 모건 미국 헤리티지재단 수석부회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조선업 쇠퇴를 겪으며 ‘아주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었지만, 한국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이 세계적 수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조선업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대해선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모건 수석부회장은 한미 조선 협력의 의미에 대해 “상업적 관점에서도, 군사적 관점에서도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해군 전력 증강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 조선소’에 대해선 “한국의 노하우와 미국의 노동력이 결합해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조선업 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을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노하우를 필라델피아에서 미국인에게 일대일로 전수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선박 설계, 용접 등 조선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세계 최고로부터 배운다는 건 아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모건 수석부회장은 또 한국의 주요 7개국(G7) 가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참여하는 G8 체제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한국의 (G7) 가입을 보고 싶다”며 “한국은 선도적 민주국가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군함 건조 후속 논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 협력 등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보여준 한미 협력을 어떻게 총평하는가.
“정말 크고 좋은 진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미국에 중요한 이유가 단지 오랜 우정과 공유하는 가치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서방 동맹의 강력한 산업 공급자, 강력한 방위산업 공급자라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인 파트너이다. 그래서 이번 결과가 아주 고무적이라고 본다.”
―최근 한미 조선 협력에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조선업 쇠퇴를 겪으며 ‘아주 작은 연못의 큰 물고기’가 되었다. 앞으로는 한국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미국이 세계적 수준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미가 힘을 합쳐 이를 해낼 방법을 찾는다면, 조선 협력은 한미 동맹의 ‘홈런’이 될 것이다.안타깝게도 우리는 중국이 조선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는 걸 봐왔다. 그래서 검증된 조선 역량과 경험, 실적을 가진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 파트너로 함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상업적 관점에서도, 군사적 관점에서도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한미 조선 협력 진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 조선소는 한국의 노하우와 미국의 노동력이 결합해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한국의 노하우를 필라델피아에서 미국인에게 일대일로 전수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래서 조선업 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설립이 필요하다.”
―조선 인력 아카데미는 어떤 형태여야 한다고 보는가.“조선은 과학이면서 동시에 기술이다. 선박 설계, 용접 등 조선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대학 과정일 수도 있고, 인재들이 한미 양국을 오가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인들에게는 세계 최고로부터 배운다는 게 아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합리적 접근이라고 본다. 내게 거부감(heartburn)을 주지 않는다.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여러 카드 중 하나이지만, 디테일로 들어가야 한다. ‘단계적 접근’은 아주 여러 가지를 의미할 수 있다. 또 어떻게 단계를 나눌 것인가? 검증 절차는 어떻게 되며, 어떤 기간에 걸쳐 테이블에 올릴 것인가? 질문이 아주 많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북극성’은 장기 목표로 여전히 남아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비핵화 문제를 포함한 남북 간 포괄적 합의가 있기를 바란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워낙 많은 요인이 작용하지만 한미가 먼저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이 대북 협상 준비를 주도해야 한다고 본다. 이란과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등의 현안으로 미국 정부의 손이 꽉 찬 상태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어떤 ‘와일드카드’를 꺼내 들어 북미 대화에 나설지 예측하기 어렵다. 양국 정부는 ‘마음이 완전히 하나 된 상태(a mind meld)’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한다.”
―최근 이란, 베네수엘라 등의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미국 대외정책의 특징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면 상대하는 정권의 정부 형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는 구름 위에 떠 있는 이상주의자(head-in-the-clouds idealist)가 아니다. 매우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다. 자유와 민주주의 확산을 보고 싶어 하나, 세계를 보이는 대로 받아들인다. 베네수엘라에서 확실히 보여줬고, 이란에서도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대화가 체제나 보유물 포기를 뜻하지 않는다’는 시사점을 줄 수도 있다.”
―이번이 네 번째 한국 방문이라고 들었다.
“2011년경 한국을 처음 찾았다. 고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의 비서실장으로 재단에 합류한 직후였다. 퓰너 창업자와 함께 비무장지대(DMZ)에 갔던 것이 기억난다. 그분은 한국에 100번 넘게 오셨고 나는 이번이 네 번째니 갈 길이 멀다. 1970년대에 그가 시작한 헤리티지와 한국 사이의 대화를 계속 살아 있게 하고 싶다.”
―15년 사이 한국과 한미 동맹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첫째로는 자동차 산업이 생각난다. 요즘은 현대와 기아를 미국 전역에서 볼 수 있다. 나 또한 기아 차를 두 대 갖고 있다. 양국 관계를 보면 한국은 지난 15년간 ‘모범 동맹’이었다. 일부 나토 파트너들과는 대조적으로 대단히 유능한 군대, 훌륭한 방위산업 기반을 갖췄다. 그런데 이제 유럽이 나서며 한국이 조금 뒤처지고 있어 나로서는 놀랍다. 한국이 강하고 유능한 미국의 동맹이라는 오랜 역사를 계속 지켜가기를 바란다.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앞장서 억제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에 대해서도 강한 동맹이 되기를 바란다.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말했듯 평화를 지키는 최선의 길은 전쟁에 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강함으로써 그것을 억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간 한국의 주요 7개국(G7) 가입 필요성도 강조했던데.
“한국은 세계적 리더가 됐다. 한국은 선도적 민주국가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경제, 전 세계로 확장되는 산업적 영향력, 그 어느 때보다 넓어지는 양자 관계망을 갖췄다. 개발원조 분야에서도 글로벌 강국이다. 침략을 억제하는 방위 태세에 책임 있게 기여해온 오랜 역사도 있다. 한국은 세계 곳곳에서 큰 역할을 해왔고, 서구 민주주의에 매우 도움이 되어왔다고 본다. 한국이 세계 리더로서 점점 더 나서기를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한국이 합류한 ‘G8’의 탄생을 보고 싶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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