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지원 허브’서 병력-장비 철수… 유럽 안보공백 우려

1 week ago 9

폴란드 다른 지역 재배치 밝혔지만
동유럽 1만명 철수 검토說 맞물려
‘美 유럽서 발빼기’ 현실화 가능성

미군은 우크라이나 지원 물류 허브로 알려진 폴란드 접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2022년 2월 5일(현지 시간)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한 미 육군 장교들의 모습. 2025.04.09.제슈프=AP/뉴시스

미군은 우크라이나 지원 물류 허브로 알려진 폴란드 접경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사진은 2022년 2월 5일(현지 시간) 폴란드 제슈프-야시온카 공항에 도착한 미 육군 장교들의 모습. 2025.04.09.제슈프=AP/뉴시스
미군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물류 허브가 있는 폴란드 접경지에서 병력을 철수하기로 했다. 미국이 동유럽에 배치된 미군 1만 명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미 NBC방송 보도와 맞물려 유럽에서 미국의 ‘안보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군은 8일 폴란드 동부 서브카르파티아주(州) 제슈프군에 있는 야시온카에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해 폴란드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한다고 발표했다. 철수 및 재배치 이유에 대해 미군은 “작전을 최적화하고 동맹국과 파트너에 대한 지원 수준을 개선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전략의 일부”라고 밝혔다. 이어 “폴란드 주둔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과 긴밀히 협력해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군은 이번 조치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비용 감축임을 분명히 했다.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유럽·아프리카사령관은 “이번 기회에 우리 영향력을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해 미국 납세자들이 연간 수천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이날 X에 “야시온카에서 미군이 수행했던 임무는 이제 다른 동맹국들이 맡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당장 공백이 생기진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초부터 미군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km 떨어진 폴란드 야시온카에서 보급 작전을 수행했다. 또 이곳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의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한편 이날 미 NBC는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동유럽에서 최대 1만 명의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에서 “미군 철수 검토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접경국 방어를 위해 유럽에 추가 배치된 미군은 2만 명가량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또 유럽 안보 활동에서도 발을 뺄 수 있다는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대해 미국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돈 베이컨 미 공화당 하원의원(네브래스카주)은 8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지금 당장 유럽에서 군대를 철수하는 건 중대한 실수”라고 지적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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