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빈 자리 채우는 獨…우크라 미사일 생산에 50억유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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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생산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50억유로(약 7조7653억원)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의 지원이 약해지자 독일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베를린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오늘 우크라이나 장거리 무기체계 조달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밖 군사 목표물을 상대로 온전히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사정거리 제한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장사정 미사일 공동 생산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해당 사업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탄약 및 구호물자 신규 지원에 50억유로 예산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첫 공동 생산 미사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거리 500㎞가 넘는 독일산 타우러스 미사일을 달라고 3년째 요구했다. 하지만 올라프 숄츠 전 독일 총리는 이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며 거부했다. 독일이 해당 전쟁의 당사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메르츠 총리는 이런 우려에도 타우러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 연정에 속한 사회민주당(SPD)은 타우러스 미사일 제공을 강하게 반대한다. 이는 기술 이전과 자금 지원으로 방향을 튼 배경이다. 독일군 참전 위험을 차단하려는 이유도 있다. 미사일 기밀 유출을 막기 위해 타우러스는 독일군이 다루는데,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주면 독일군을 현지에 보내야 한다.

이번 MOU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독일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여전히 단일 국가로는 우크라이나에 물자를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전면 중단을 명령했다가 철회하는 등 양국 사이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보다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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