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호남권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게 꿈입니다.”
즈비 오르바흐 모노리식3D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지난달 30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최고의 메모리 기술과 훌륭한 반도체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며 “연구개발(R&D)을 넘어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려는 모노리식3D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모노리식3D는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다. 3D 반도체 기술에 관해 404건 이상의 미국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오르바흐 CEO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연쇄 창업가’로 불린다. 그는 1989년 칩익스프레스, 1999년 이에이직을 창업한 데 이어 2009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기업 뉴(Nu)PGA를 설립했다. 이듬해 칩이나 연산 소자를 수직으로 쌓는 3차원(3D) 반도체의 가능성에 주목해 회사 이름을 모노리식3D로 바꿨다.
오르바흐 CEO는 최근 업계의 화두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낸드플래시 등 3D 칩에 관한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다수의 특허를 확보했다. 그는 “기술 자산을 매집해 장사하는 비제조 특허전문회사(NPE)와는 업의 본질이 다른 R&D 회사”라고 강조했다.
최근엔 ‘3D 노어(NOR)플래시’라는 새로운 구조의 메모리 반도체도 개발 중이다. 오르바흐 CEO는 “현재 3D 낸드플래시는 층수가 높아지면서 공정과 성능 개선에 병목이 생겼다”며 “노어플래시를 수직으로 쌓으면 낸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내 3D 노어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 연구 기관과도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 3D 노어 기술은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개발하고 있다. KAIST와는 반도체 통신 장치, 새로운 전력 반도체 구조 등을 연구 중이다. 이를 위해 R&D 비용도 늘릴 예정이다. 그는 “아직 한국에 공식 지사는 없지만 경기 화성에서 R&D 사무실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르바흐 CEO는 최근 SK하이닉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모노리식3D는 SK하이닉스의 HBM과 낸드플래시에 적용된 적층 기술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에 SK하이닉스 관계자와 만날 계획이다. 오르바흐 CEO는 “SK하이닉스와 만족할 만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소송을 취하할 의사가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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