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I·양자 탑재 '잠들지 않는 눈'…北·러 24시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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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주군 창설의 주역인 로저 티그 전 미국 공군 우주사령부 전략기획국장(사진)이 25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에 참석해 기조연설한다. 주제는 ‘우주 역량: 국가 안보의 강화와 성공 조건’이다. 그는 북한을 24시간 들여다보는 미국의 우주기반 적외선 시스템(SBIRS) 위성의 개발과 발사, 운용을 최전선에서 책임진 미 예비역 공군 장성이다. 워싱턴DC, 콜로라도 등 미 전역 주요 공군 사령부와 기지에서 우주 및 미사일 시스템 개발을 선도했다.

31년간 군 생활을 마친 후엔 다양한 우주방위산업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 록히드마틴, 노스롭그루먼과 함께 세계 3대 방산 기업으로 꼽히는 보잉에서 우주 시스템·정보전·미사일방어 담당 부사장을 지내며 보잉의 위성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상업용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군 개발업체 프레다SAR를 창업해 운영했다. 이 회사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으로 미 증시에 입성해 작년 록히드마틴에 인수됐다. 최근엔 세계 최대 우주방산 자문업체 엘라라노바를 창업해 이끌고 있다. 미국의 핵전쟁을 총괄하는 전략사령부(USSTRATCOM) 전 사령관인 존 E 하이튼 대장, 데이비드 톰슨 전 우주군 대장 등이 엘라라노바의 창립 멤버다. 티그 전 국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군사 전략에서 우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북한 러시아 등으로부터 급증하는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美, AI·양자 탑재 '잠들지 않는 눈'…北·러 24시간 들여다본다"

▷골든돔 현실화가 가능할까요.

“골든돔은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포괄적 시스템으로 설계될 겁니다. 도전적이고 고조되는 위협에 대응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시작된 전략적 방위 구상이 완성되는 것이죠.”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요.

“우주 센서 그리드 체계와 인터셉터(요격 미사일), 전투 관리, 지휘통제, 정보·감시·정찰(ISR), 통신 네트워크가 빈틈없이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다양한 계층형 인터셉터 시스템과 초고성능 센서, 인공지능(AI)이 기본입니다.”

▷AI·양자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나요.

“센서와 인터셉터만으로는 골든돔을 실현할 수 없어요. 무수한 센서에서 동시에 수집된 데이터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확도(unmatched accuracy)로 처리할 수 있는 협업 네트워크가 있어야 합니다. 대용량의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고 적국의 미사일 궤적을 가장 빨리 예측해 요격 전략을 기민하게 수립하려면 AI, 나아가 양자 기술이 꼭 필요합니다. 지휘통제 시스템이 수천, 수만 개의 자율 자산(무인기, 로봇 등)을 동시에 관리하고 이들의 응답성과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AI, 양자 기술이 있어야 해요.”

▷SBIRS만으론 대응이 어렵습니까.

“SBIRS는 탄도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지원하며 전장에서 전투원들의 대응 능력을 높였습니다. 정지궤도 위성(GEO)을 탄력적으로 조합하고 고타원궤도(HEO) 위성까지 동원했지요. 하지만 사각지대가 있었습니다.”

▷사각지대를 어떻게 해소하나요.

“미군은 차세대 상공 지속 적외선 위성 시스템(OPIR)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커버리지로 미사일을 실시간 감시하며 ‘감지 않는 눈(an unblinking eye)’을 제공합니다. 정지궤도 위성 커버리지와 센서 기능이 SBIRS보다 대폭 향상됐어요. 극궤도 위성(NGP)은 미사일 감지에서 중요한 북극 지역을 관할합니다. SBIRS보다 더 강건하고, 대응력과 복원력이 뛰어난 시스템입니다.”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5 주제 ‘트럼피언스’를 평가해 주십시오.

“시의적절합니다. 과학은 에너지, 우주라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분야의 토대입니다. 과학은 국가의 정책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책은 과학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합니다. 과학과 정책은 국가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쌍(pair)입니다. 과학과 정책의 이런 상호 의존관계는 우주방산 역사에서 특히 중요했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겁니다.”

▷한국의 우주국방 수준은 어떻습니까.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대형 정찰위성, 초소형 위성 등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고무적입니다. 한·미 간 우주방위산업 유대는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 유지를 위해 무척 중요합니다. 양국이 이런 유대를 강화하는 데 더 헌신해야 합니다.”

▷최근 안보 위협이 어느 정도인가요.

“북한은 우주 기반 정보, ISR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어요. 러시아는 우주에서 도발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유 진영 우주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할 첨단 우주 기동 능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그들의 무모한 도발에 철저히 경계하고 대비하면서 ‘행동 규범’을 확립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골든돔도 그 일환입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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