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젊은층 K콘텐츠 수요 커… K웹툰 리메이크 드라마 성공할 것”

11 hours ago 5

日 대형 제작사 ‘쇼치쿠’ 이사 인터뷰
‘내남결’ 리메이크 드라마 27일 공개
“K콘텐츠 소비는 日젊은이들의 일상”

지난달 9일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 본사에서 만난 다무라 겐이치 쇼치쿠 제작소 이사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제작 당시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지난달 9일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 본사에서 만난 다무라 겐이치 쇼치쿠 제작소 이사가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 제작 당시 일화를 설명하고 있다. CJ그룹 제공
“K웹소설이 원작인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내남결)’로 일본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

지난달 9일 일본 대형 제작사 ‘쇼치쿠’ 본사에서 만난 다무라 겐이치 쇼치쿠 제작소 이사는 “일본 MZ세대 사이에서 K콘텐츠 수요가 크다”며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남결’ 일본판은 지난해 1월 방영된 tvN 드라마의 원작 웹소설을 각색한 한일 합작 드라마로 이달 27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내남결은 가장 친한 친구와 남편의 불륜에 배신당한 여주인공이 억울하게 죽은 뒤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처음엔 웹소설로 제작됐고, 이어 웹툰과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흥행에 성공했다.

다무라 이사는 일본 내 K콘텐츠 수요 확대는 K팝의 확산과 K드라마의 완성도 강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남결은 일본 최대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에서 1위를 기록한 작품”이라며 “과거 ‘겨울연가’ 유행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 ‘한류가 뭐길래’란 반응도 많았지만 이제 K콘텐츠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일상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K팝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며 “일본 젊은 세대가 K팝을 통해 K드라마에 접근하고, 거기 등장하는 가수가 뭘 먹고, 입는지 들여다보면서 다시 K컬처를 좇는 과정이 동시다발적이고 복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드라마가 영화식 스튜디오 모델 방식으로 제작하고 투자 규모를 늘리면서 콘텐츠의 품질이 강화된 점도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본에서는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 제작사들이 한국 제작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리메이크 판권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공동 제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일본에서 방영 예정인 드라마 가운데 한국 제작사가 공동 참여한 작품은 4편에 이른다.

디무라 이사는 “일본은 ‘1리터의 눈물’처럼 일상적인 감정선에 공감하는 콘텐츠가 강세지만 한국은 감정의 파고가 큰 ‘롤러코스터형’ 전개가 많아서 이 둘을 조화롭게 섞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내남결 이후 제작되는 K콘텐츠가 일본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무라 이사는 “문화 콘텐츠가 국경을 넘을 때는 ‘문화적 할인율’(문화 상품이 국경을 넘어서면 이질감으로 소비자 호응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있기 마련”이라며 “K콘텐츠도 일본의 것도 받아들이고 제3의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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