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SK그룹 계열사의 한 사장이 SK그룹의 최고 협의 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주관한 위원회에서 들었던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음성입니다. 위원회는 SK 각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리로, 전략위원회, AI위원회 등 9가지가 있습니다. 이 같은 각종 위원회가 시작할 때마다 매번 5~10분 분량의 최 선대회장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이 재생됩니다.
위원회에 참석하는 한 계열사 사장은 “최 선대회장이 요즘 시대에도 적용되는 말을 30~40년 전에 했던 게 신기하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처럼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1982년 신입구성원과 대화)”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1992년 SKC 임원 회의)” 등이 대표적인 최 선대회장 어록입니다.
이 녹음 파일은 SK가 최 선대회장이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과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에서 남겼던 녹취를 차곡차곡 복원해 디지털화해왔던 자료의 일부입니다. 경기 이천 SKMS연구소의 한 창고에 먼지 쌓여 방치됐던 각종 녹음 테이프 등을 가져다 디지털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잡음을 제거하고 음성은 또렷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4월, SK는 복원 작업을 2년 만에 완료하고 이 방대한 자료에 ‘선경실록’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복원된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 3530개에 달합니다. SK그룹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연속으로 들어도 1년 넘게 걸리는 분량입니다. 때문에 2년 가까이 한달에 서너번 이상 열렸던 여러 위원회에서 녹취 파일을 틀었는데도 남은 분량이 아직 넉넉하다고 합니다.
이처럼 SK 내 위원회들이 최 선대회장의 육성을 들은 뒤 회의를 시작한 것은 2024년부터입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취임해 경영 전면에 나선 시기와 맞물립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의장은 최 선대회장처럼 철학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라며 “그가 최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에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런 문화를 두고 SK그룹이 ‘초심으로 돌아가려는 다짐’을 보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기업의 기본 철학을 되짚으며 조직의 방향성을 잡는다는 것이죠. 한 재계 관계자는 “큰 변화의 시기일수록 기업들은 초심을 되새기며 경영의 원칙을 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이민아 기자 omg@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

5 hours ago
4











![[단독] '알파고 아버지' 10년 만에 방한…이세돌과 다시 만난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603/AA.43666527.1.jpg)
![[만화 그리는 의사들]〈398〉질염에 질 유산균이 진짜 효과 있나요?](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3/12/133510649.4.jpg)

!['하시4' 유지원, 군대 가지만 3주 훈련 후 민간인 복귀 "공중보건의사로 국방의 의무" [전문]](https://image.starnewskorea.com/cdn-cgi/image/f=auto,w=1200,h=1679,fit=cover,q=high,sharpen=2/21/2026/03/2026031811115911727_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