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장 개척의 신화' 네슬레, 재고 떠넘기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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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국 시장 개척의 신화’로 불렸던 스위스 식품 대기업 네슬레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수요 둔화에도 과도하게 시장에 물량을 풀면서 브랜드 가치 하락과 현지 유통업체의 환불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넘치는 재고를 감당 못한 유통업자들의 환불 요구가 네슬레에 쇄도하고 있다. 네슬레의 전·현직 임원들은 FT에 “회사 내부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 수요를 초과하는 물량을 유통망에 밀어 넣는 관행이 곪아 터졌다”고 평가했다.

네슬레는 1980년대 중국에 진출한 이후 이 같은 물량 대량 공급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왔다. 중국 사업을 잘 아는 한 전직 임원은 “보너스를 받고 실적을 보여주기 위한 쉬운 방법”이라고 했다. 제품을 밀어내는 동시에 소비자 수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결국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네슬레가 최근 6년간 매출 감소세를 나타내며 문제가 터졌다. 유통업체들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브랜드 가치까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스위스 본사 경영진이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30년 이상 경력의 중국통을 중국 사업 책임자로 앉혔다. 조직 단순화와 지역 책임 강화 등을 포함한 구조 개편도 진행 중이다.

중국 내 유통업체 수도 줄일 계획이다. 전직 임원은 “유통업체는 적을수록 관리가 쉽고 재고와 가격, 거래 조건을 통제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제품을 유통망에 밀어 넣기보다 소비자 수요를 먼저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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