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장비기업이 한·중·일 반도체 공급망의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설계·메모리업체뿐 아니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장비회사인 나우라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매출 393억5000만위안(약 8조6632억원), 순이익 55억2000만위안(약 1조210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고 순이익은 1.8%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나우라 덩치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지난해 순이익도 2021년 12억7000만위안(약 2700억원)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반도체업계의 일부 리서치회사는 나우라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ASML, 도쿄일렉트론 등에 이은 세계 ‘톱5’ 반도체 장비업체로 평가한다.
중국의 식각·증착 등 장비업체인 AMEC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이 123억8500만위안으로 1년 전보다 36.6% 증가했다. 순이익도 30.7% 늘어난 21억1100만위안을 기록했다. 노광 장비 시장에선 SMEE가 활약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선 네덜란드 ASML이 경쟁사다.
중국 장비업체가 고성장하는 주된 요인으로 중국 정부의 소부장 육성 정책이 꼽힌다. 중국은 2014년 ‘국가반도체산업투자펀드’(빅펀드)를 조성해 반도체 사업을 지원했다. 2024년엔 3440억위안(약 75조원) 규모의 3기 펀드를 조성해 소부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고위 관계자는 “이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회사들은 중국 반도체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외국계가 공급하던 소모품까지 중국 부품업체가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중국 반도체기업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이 독점 생산하는 EUV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EUV 노광 장비는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미세회로 공정에 필수 장비로 꼽힌다. 미국의 수출 규제 이후 중국 업체들은 구형 노광 장비로 7㎚ 이하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지만, 원가와 성능 경쟁력에서 한계에 부닥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국의 한 연구소는 ASML의 구형 장비 부품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EUV 장비 시제품을 개발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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