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태어난 이른바 ‘X세대’의 월평균 소득은 624만 원으로 전체 세대 중 가장 많이 벌고 있지만 지출 역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와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 영향인데, 가족 부양 부담으로 정작 본인의 노후는 챙기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그룹은 16일 X세대를 주목한 ‘2024 우리금융 트렌트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X세대는 1970~1980년대 사회적·경제적 변화 속에 성장해 당시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 세대’로 불렸다. ‘X’라는 이름 역시 이 세대를 기존의 틀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붙여졌다.
우리금융은 “현재 X세대는 한국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핵심 세대’로 자리 잡고 있지만 트렌드를 이끄는 MZ세대에게 관심이 쏠리면서 존재감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X세대의 인구비중과 사회·경제적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기준 만 45~54세인 X세대의 월평균 총소득은 624만 원으로, M세대(밀레니엄세대)와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100만 원 이상 많았다. 경력과 전문성을 높게 쌓으면서 근로소득이 고점에 도달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높은 소득은 지출 패턴에도 반영됐다. 특히 식비, 통신비, 교통비 등 가계 생활에 필요한 고정 소비액은 평균 289만 원으로 이는 밀레니엄세대보다 70만 원,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49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듯한 생활에 X세대의 대다수인 90%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소비를 줄이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두드러진 절약 방법은 배달 음식·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이었으며, 심지어 X세대의 71%는 추가 소득 마련을 위해 노력했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의 X세대에서 부모와 자녀에 대한 부양 부담으로 본인 노후는 챙기지 못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X세대의 대부분(85.3%)은 자녀나 부모를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었고, 그중 절반 이상은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고 있었다.
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여부를 묻는 말에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한다’는 응답은 X세대가 43%로 M세대(23%), 베이비부머세대(22%)에 비해 가장 높았다. 반면 ‘부모와 자녀를 모두 지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로 M세대(29%), 베이비부머세대(40%)에 비해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X세대 10명 중 6명은 “아직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해 본인 노후 준비의 고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금융은 “샌드위치 세대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X세대는 별도의 노후 준비가 필요함을 체감하며 자금 운영, 건강관리, 간병·요양 관련 준비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