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가 26일(한국시간) 열린 2024 MLB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10회 말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나오자 고개를 숙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정규시즌 60홈런과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던 기세가 어디로 간 걸까. '괴물'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가 추운 가을을 보내고 있다. 생애 첫 월드시리즈 첫 경기마저 망치고 말았다.
저지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1차전에서 팀의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했다.
이날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만난 저지는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다. 특히 플래허티의 주무기인 너클커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초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건 지켜본 후 다음 공으로 들어온 너클커브에 헛스윙을 했고, 결국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3회에도 바운드로 들어온 너클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리며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6회 초에는 선두타자 후안 소토가 좌중간 안타로 살아나가며 맞이한 무사 1루에서 볼 2개를 골라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3구째 떨어지는 너클커브에 헛스윙을 하더니, 다음 공으로 들어온 가운데 패스트볼을 파울로 걷어내는 데 그쳤다. 결국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아웃을 당했다.
그나마 7회에는 2사 후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침묵을 끊어냈다. 하지만 2-2 동점이던 9회 초 2사 1, 2루 기회에서는 높은 직구를 공략했으나, 평범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날 저지는 5타수 1안타 3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팀은 0-1로 뒤지던 6회 초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8회 말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10회 초 한 점을 내 앞서가다가 10회 말 곧바로 프레디 프리먼에게 역대 월드시리즈 최초의 끝내기 만루홈런을 허용해 3-6 역전패를 당했다.
애런 저지가 26일(한국시간) 열린 2024 MLB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회 초 득점이 나오지 않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월드시리즈 1차전을 포함해 저지는 올해 포스트시즌 10경기에서 타율 0.167(3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6득점, 출루율 0.304 장타율 0.361, OPS 0.665를 기록 중이다. 볼넷을 7개 골라냈지만, 삼진은 2개 넘게 많은 16개를 당하고 있다. 장기인 홈런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챔피언십시리즈 2, 3차전에서 각각 하나씩 터트린 걸 제외하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정규시즌 극도의 부진(타율 0.233, OPS 0.773)을 보였던 스탠튼이 가을야구에서만 무려 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저지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활약을 기대했던 선수의 슬럼프는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양키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 시즌 저지는 정규시즌 158경기서 타율 0.322(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4타점 122득점 10도루, OPS 1.159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1위를 차지했고, 타격 3관왕(홈런, 타점, 타율)도 도전했다. 그는 아메리칸리그 MVP도 사실상 예약했다. 8월까지만 해도 60홈런을 훌쩍 넘기기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이에 이번 월드시리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 쇼헤이(30)와 저지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1차전에서 오타니도 5타수 1안타 1삼진으로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8회 말 1사 후 2루타와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하며 2-2 동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득점에 전혀 기여한 바 없던 저지와는 달랐다. 라이벌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려면 2차전부터의 활약이 절실한 저지다.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서 양 팀을 대표하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왼쪽)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MLB 공식 SNS 갈무리 |